美기업 중국 현지관리인 찾기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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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중국내에는 서구적인 기업경영 감각을 갖춘 경영자들이 드물다.
그렇다고 미국 본사에 있는 경영진을 파견하려고 하면 생활불편등을 이유로 너무나 많은 보상을 요구한다.무슨 묘안이 없을까.
이것이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소비시장을보며 군침을 흘리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고민이다.
중국내의 외국투자 기업에서 일하는 소수 엘리트 중국인 경영자들이 이를 놓칠리 없다.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발판으로 이들간에 일자리 이동이나 임금앙등이 이미 통제범위를 벗어나고 있는 실정.
그럼에도 중국 소비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파이를 차지하려는 기업간의 경쟁으로 경영인을 향한 골드러시는 그칠줄 모른다.
최근 론 브라운 美상무장관은 웨스팅하우스.이스트먼 코닥.페더럴 익스프레스.크라이슬러등 유수의 기업체 경영진을 동반하고 중국을 방문했다.이들 상업외교대표단이 예상하고 있는 對中인프라스트럭처(사회간접자본)프로젝트 계약액은 대충 60억 달러.
설령 프로젝트를 딴다하더라도 유능한 관리자를 구하기란 또다른문제다. 미국내의 5개 헤드헌터(인재발탁)회사가 중국내에 사무실을 개설키로 결정한 것은 이때문이다.전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헤드헌터인 美 콘 페리 인터내셔널은 우선 北京에 사무실을 개설한후 올해안에 上海에 추가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홍콩 소재의 헤드헌터인 이그제큐티브 억세스社는 외국투자기업을위한 중국인 경영자 발탁 분야의 선두주자.올해만도 60내지 90여명의 발탁의뢰를 받아놓고 있다.이중 하나가 미국 식품회사를위해 연봉 10만 달러의 경영자를 찾는 것.대 신 영어와 북경어에 능통해야하며 중국내의 사업 경력 보유,현지농부나 지방관리와의 협상 능력등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상황이 어려워 본사 직원을 보내려하면 가외비용이 너무 지나치다.중국투자기업들의 경험에 따르면 본사 사원의 경우 기본월급의20~30%에 해당하는 위험지 수당을 비롯해 주택제공.정기적인홍콩 여행.운전기사가 달린 자가용등 현지중국인 보다 10~15배가 더 든다.
중국인 경영자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물색 대상은 多重문화의소유자다.다시말해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출생해 서구문화를 이해하고 있지만 중국인과의 관계가 밀접한 인물들.이들에게는 중국 현지와 홍콩에 두채의 주택이 제공되며 자녀들에게 는 홍콩의 외국인학교 입학 특전이 주어진다.
〈李信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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