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경수로 北서 거부 北美협상 새 걸림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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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北韓이 核동결을 하는 대가로 지원받을 원자로의 한국형을 거부함에 따라 앞으로 北-美합의가 이행되는데 적잖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北韓은 27일 北韓에 제공될 경수로는 한국형으로 결정된바 없다며 이를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
韓美는 다음달 중순 방한하는 로버트 갈루치 美국무차관보와 이문제를 협의할 예정이고,北-美는 전문가회의와 다음달 23일 열리는 3단계 2차고위급회담에서 北-美합의 4개항의 이행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나 이 합의가 일괄타결형식을 취하고 있어 경수로형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체합의사항이 영향을 받게 된다.
정부 당국자는 29일 경수로형 문제로『韓國.美國.北韓의 물밑신경전이 본격화되었다』고 말하고 韓美,北-美간 협상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기사 5面〉 韓國정부는 그동안 金泳三대통령이 누차에 걸쳐 한국형 경수로가 채택되지 않으면 자금지원을 할 수 없다고 밝혔고,李洪九부총리는 26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러시아형 경수로가 채택될 경우(한국민은)단 한사람도 세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美國에 밝혔다고 말했다.
韓國정부는 북한의 한국경수로 거부입장이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 검토한 후 입장을 정리해 韓美간 조율에 나선다는 방침이나 대통령이 수차 확인한 입장을 변경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협상에는 상대가 있는 만큼 北韓의거부의사에 맞대응 하지 않고 다음달초 열리는 전문가회의와 23일로 예정된 北-美 2차회담에서 우리 입장을 적극 반영,核투명성과 한국형 경수로 문제를 실질적으로 풀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美國과의 사전조율에서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킨다는 것이다.
외무부 당국자는『정부는 다음달초 열리는 전문가회의가 지난 8.13 제네바 회담후 北-美가 구체적 문제를 다루는 최초의 접촉이라는 점을 중시,美측과 외교채널을 통해 전문가회의및 2차접촉에 대한 우리의 입장.원칙, 그리고 세부사항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核투명성 확보를 전제로한 北-美관계 개선과 의미있는 남북관계 개선이 상호 연계돼야 한다는 우리 입장을 미국이 잘 알고 있다』며『정부는 조만간 訪韓하는 갈루치차관보에게 우리 입장을 다시 환기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韓國이 한국형을 고집할 경우 자칫 러시아型 또는 日本型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있어 고심하고 있다.
〈崔源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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