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파 재생산 차단-검찰 5백여명 內査 왜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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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검찰이 主思派 관련 구속자 5백여명의 현황파악에 나선 것은 계속되는 검거에도 불구하고 학원가등을 무대로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主思派조직의「연결고리」를 차단하자는데 목적이 있다.
검찰은 80년대 중반 태동하기 시작한 主思派가 北韓「구국의 소리」방송 청취와 주체사상 原典교육을 통해 主思派 이념을 꾸준히 전수함으로써 일부가 구속되더라도 잔존세력에 의해 조직의 생명력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 다.
이같은 맥락에서 검찰이 내사에 들어간 조직은 主思派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구국학생연맹(86년)을 비롯해 反美청년회(88년),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89년),반제애국청년회(90년),祖統그룹(91년),범청학련(92년),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92년)등이다.
구국학생연맹은 서울대생 13명이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NLPDR)이론을 도입,主思派의 모태가 된 조직.이들은 85년부터 통혁당방송에서 민민전「구국의 소리」로 개편된 北韓방송을 청취하면서 주체사상에 접근,자신들의 이론에 상당히 응용하기도 했으나 이를 공개적으로 내세우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루이제 린저의 북한방문기『또 하나의 조국』등이 운동권사이에서 베스트셀러로 등장했고 在美 반한인사들이 엮은『북한방문기』의 복사본이 나도는등 학원가에 북한붐이 본격적으로일기 시작했다.
또 88년3월 서울대 대학신문에『주체사상이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정수를 확대.발전시킨 것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뉴턴의역학법칙을 계승한 것과 비슷하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되는가 하면 노동당이 엮은 김일성 선집이 출판되는등 차츰 공개성을 띠기시작했다.
이후부터 검찰.경찰등의 主思派에 대한 단속이 계속돼 왔지만 일부 주동자검거에 그쳤고 이들이 지하조직을 통해 뿌린 씨앗은 학생회등 공개조직으로까지 확산돼왔다는게 공안당국의 분석이다.
예를 들어 88년 美문화원및 민정당사 소이탄 투척사건을 배후조종한 혐의로 수배중인 반미청년회 회장 趙赫씨의 경우 최근에 적발된 남조선지하당조직「구국전위」의 일원으로 전대협동우회 조직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있다.
또 최근 적발된 주사파조직 金靑同엔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의 외곽청년조직인「8.28청년동맹」의 조직원이 상당수 끼어 있는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金靑同은 중부지역당이 작성한「김정일에게 보내는 충성의 편지」를 베껴 학습하는등 이 단체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나 중부지역당적발 당시엔 말단조직으로 수사의 초점에서 벗어나 검거를 피함으로써 그 이후에도 활동을 계속해 왔다.
검찰은 그러나 朴弘서강대총장이 말한 것처럼 대학총학생회 간부들이 대부분 主思派라고는 보지 않는다.현재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대학가 主思派 숫자는 2천명 안팎.전국 1백56개 4년제 대학중 主思派인 민족해방계열(NL)총학생회가 72 개에 이르러대학당 학생회 간부등 30명가량씩 계산한 숫자다.
검찰 관계자는『주요사건 관련자들의 명단작성 작업은 사찰을 하자는게 아니라 일정한 직업 없이 학원가.각종 사회단체등에서 자신들의 주체사상이념을 전파하는 직업운동가들의 계보를 조사함으로써 主思派의 실체를 파악하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鄭鐵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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