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이야기방>비디오 감상후 대화 나누는 김영희씨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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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문자세대 부모가 영상세대 아이들을 감당하기란 만만치 않다.좋은 책뿐 아니라 좋은 비디오도 많이 볼 수 있도록 해줘야겠지만그게 어디 쉬운가.비디오는 책처럼 찬찬히 살펴본 뒤 골라주기가더 어려워 난감하던 「터에 시민이 뽑은 좋은 비디오」 「청소년을 위한 좋은 비디오」등 미더운 추천 비디오 목록을 만들고 그비디오들을 빌려주는 시민단체,YMCA의「건전한 비디오문화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을 알게돼 2년전부터 큰 도움을 받고있다.
좋은 영상물에는 부모와 자녀가 차마 함께 볼수 없을 정도로 낯 뜨거운 애정표현 장면들이 흔치 않다.
어쩌다 그런 장면이 스치더라도 평소에는 말하기 쑥스럽던 남녀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눌수 있으니 오히려 간이성교육(?)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우리는 좀더 재미있고 유익한 비디오를 구해 보기 위해 먼데까지 찾아다니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삼남매중 누구든 틈이 나는아이와 함께 비디오가게를 오가는 사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다.때로는 친구들 사이에 대 인기라고 조르면 그리 권할만한 비디오가 아니더라도 함께 본다.
어차피 저질 폭력 영상물이 판치는 시대를 살아가야할 바에야 무작정 막기보다는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보고 그에 대한 비판적안목도 길러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에서다.
최근 세 모녀가 함께 본 비디오 명화는 『시네마천국』.
李泰珍(서울사대부속여중2)=장님이 된 영사기사 알프레도가 토토의 앞날을 위해 고향마을을 떠나라고 강요할 땐 가슴이 뭉클했어요.서로 헤어지기 싫었을텐데 말이죠.
泰憲(대광국6)=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하던 토토가 결국 영화감독으로 대성공하잖아요? 나도 그림 그리는 걸 아주 좋아하니까 계속 열심히 그려서 훌륭한 화가가 됐으면 좋겠어요.
엄마(金榮姬씨)=그래,좋아하는 분야에서 한우물을 파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이란다.
〈주부.39.서울용두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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