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경제교류 걷는 안보협력-韓中수교 2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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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韓中수교 2년동안 두나라의 정치관계는 경제교류 발전을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韓中의 경제관계는 두나라간 무역이 수교전인 91년 44억4천만달러에서 93년 91억 달러로 늘어났고 올해는 1백억 달러를돌파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서 나타나듯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韓國은 美日에 이어 中國의 제3위 무역국으로 부상했고 中國은 韓國의 제6위 무역국으로 자리잡았다.
외무부의 한 당국자는『두나라의 교역규모가 97년이면 왕복 3백억 달러 정도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달 말 항공협정 체결로 11월부터 북경항로가 열리는가 하면「과학기술 협력협정」「산업협력 협정」등 잇따른 제도적 뒷받침으로 경제교류에 관한한 명실공히 도약기에 들어 섰다는 평가다.
그러나 韓中관계의 기본 패턴은 아직도 수교직전과 크게 다르지않다. 경제영역의 관계가 아직도 미흡한 정치.안보협력 관계를 이끌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수교직후 盧泰愚 당시대통령이 中國을 방문한데 이어 지난 3월金泳三대통령이 다시 북경을 찾았지만 자연스런 답방이 될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나 리펑(李鵬)총리의 訪韓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은채 외교현안이 되고있다.
수교이후 세차례의 정상회담과 열차례의 외무장관회담은 대부분 北京 또는 제3국에서 이루어졌고 중국측에서는 지난해 5월 첸지천(錢其琛)외교부장이 한차례 訪韓했을 뿐이다.
특히 金日成사후 金正日체제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江주석이나 李총리의 연내 방한은 어려울 전망이다.
韓中이 경제관계를 넘어 정치관계를 크게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北韓이란 변수때문이다.
韓中수교 직후 中國은 金日成의 불만으로 한때 북한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올들어 이를 다시 회복하고 특히 金日成의 사망후엔『한반도의 안정을 바란다』는 것이 기본입장으로 당분간 金正日체제 안정을 해치는 어떤 시도도 바라지 않는 다는 입장을취하고있다.
韓國을 主敵개념으로 하는「中朝우호동맹조약」도 유지되고 있다.
외교안보연구원 朴斗福연구부장은 현재 韓中간의 특수한 관계를『적에서 동지로 넘어가는 과도상황이라기보다 北韓.中國의 이념적 연대 때문에 지속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한다.
이는 中國이 여전히 혁명 1세대의 지배하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디기는 하지만 韓中의 정치적 관계는 서서히 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金日成사망전 핵문제가 국제문제화됐을때 나타났다.
물론 美國등 국제사회의 압력이기는 했지만 중국은 한반도비핵화를 지지하며 92년 유엔 안보리 북한제재 결의안 채택과정에서 기권한 이래 유사한 국제적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기권을 하는등결과적으로 우리측 주장에 묵시적으로 동조했다.
외무부 兪炳宇아주국장은『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이 보여준 은근한 지원은 미수교 상태와 대비해 볼 때 뚜렷하게 드러난다』며『중국은 북한에 보이지 않는 압력채널 역할을 행사해 주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韓中관계는▲북한의 개방등 변화의 속도▲北韓권력의 안정도▲中國지도자의 세대교체▲韓國이 갖는 국제적인 위상등에 영향을받으며 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崔相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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