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구단 인디컴 방송가 회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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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전직 음악다방DJ,시인,신문기자,방송국연출보조,대학원조교,중학교사,대기업사원등 「젊은 외인부대」로 구성된 한 신생 프로덕션이 개성있는 작품을 잇따라 선보여 방송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이미 KBS를 통해 방영되어 화제를 몰고 온 다 큐멘터리『카리브해의 고도-쿠바』와 함께 KBS8.15특집다큐『신주쿠 양산박』등을 제작한 인디컴이 그 주인공.지난해『베트남전쟁 그후 17년』『사할린의 카레츠키』등 사회성짙은 작품을 선 보인 인디컴은『카리브해의…』로 올 한국방송대상(외 부제작부문)을 수상하며영세업체임에도 불구,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디컴은 최근 영화탄생 1백주년인 95년을 대비해 세계영화와영화산업을 집중조명하는 10부작『세계영화기행』을 기획.제작중이며 서울 定都 6백년을 맞아 가회동.인사동.중림동등 서울 뒷골목길을 누벼 그 역사적 가치를 부각시킨 2부작『 서울의 골목』을 완성했다.내달 12일 SBS를 통해 방영될『동심이 수놓은 韓中우호』는 김영삼대통령에게 참외씨를 선물한 중국의 周少華소년(12)을 소재로 잡아내는 등 기존 방송사가 눈돌리지 못한 구석을 발빠르게 포착해 나가고 있다.특 히 지난달 MBC에서 방영된『멀티 미디어시대』에서는 국내 주요언론이 놓쳤던 세계최고의컴퓨터축제 「컴덱스 쇼」(93년)를 줌업해 국내미디어계에 신선한 자극을 가져왔다.
주요 촬영장비라고는 실제 ENG카메라 1대가 전부이다시피 한인디컴의 약진은 다양한 구성원의 아이디어와 패기,그리고「작품」으로 승부를 보자는 근성때문.인디컴은 서울예전 출신으로 음악다방 DJ등을 거쳐 MBC-TV에서 연출보조를 했 던 김태영PD(36)가 지난해 2월 뜻이 맞는 젊은 친구들과 함께 설립한 프로덕션.시인출신인 민병모씨(33),일간스포츠기자 출신의 권지영씨(25),풍납중 영어교사출신의 유진규PD(29),삼성에 근무했던 김홍국씨(30),대학원조교출신 등 다양한「전력」의 젊은층이 모여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인디컴이라는 이름도『저단가.다판매 방식을 지양하고 質위주로 승부해 거대방송으로부터 독립적 위치를 찾는다』는 취지에서 인디펜던스+커뮤니케이션을 조합한 것.
독립프로덕션의 경우 프로그램을 방송사에 납품한 뒤에야 수입이생길 수 밖에 없어 직원들의 급료도 올들어서야 조금씩 줄 수 있게 됐다는 인디컴은『어떤 경우라도 덤핑판매는 하지 않는다』(민병모기획실장)는「자존심」을 내부원칙으로 정해놓 은 상태다.
본격적인 「다매체 다채널」「영상산업시대」를 맞아 아이디어와 기획으로 승부를 걸어야하는 국내의 영상산업에 이같은 인디컴의 도전정신과 작품의 질에 대한 자존심이「작은 귀감」으로 자리잡을전망이다.
〈崔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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