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3사,大作경쟁-다채널시대 앞서 고위품 드라마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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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大作으로 승부한다.CATV.지역민방.위성방송등 본격적 다채널TV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기존 방송3社가 사운을 건 특별기획 드라마 제작에 전력투구하고 있다.이는 앞으로 채널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기존의 드라마 포맷으로는 불특정 다수 를 대상으로 한 공중파 방송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방송3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제작비와 시간을 투입,「고품위 드라마」를 만들어 다른 채널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KBS의『인간의 땅』,MBC의『까레이스키』,SBS의『모래시계』가 이러한 고품질 대작 드라마의 대표적인 경우다.
㈜제일영상이 KBS의 외주로 제작하고 있는 『인간의 땅』은 우리나라 최초의 이민으로 멕시코농장에 노예로 팔려 한많은 삶을살다 간 김실단할머니(92년 1백4세.작고)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실화드라마.
일제시대부터 오늘날까지 1백년 현대사를 그리게될 이 드라마는60분 50부작을 스튜디오 촬영없이 멕시코.미국.홍콩등지에서 동시녹음 올로케로 사전제작되는 국내 최대규모로 편당 제작비가 1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는 미국의 토니 커티스.앤지 디킨슨,홍콩의 매염방.알란탐등 쟁쟁한 해외 스타들과 前국회의원 홍성우씨가 주요배역으로 염정아.옥소리.김현석.정동환등 출연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극을 이끌어갈 예정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MBC 『까레이스키』는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로 쫓겨가 기아와 질병을 이겨내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황무지를 삶의 터전으로 일궈낸 한인동포들의 인생역정을 담은 방송사상 최초의 러시아 유민사.
91년 고르바초프의 개방정책 물결을 타고 러시아의 한인동포 이야기가 국내에 전해지면서 기획,4년 가까운 준비과정을 거쳐 제작에 들어간 이 드라마는 알마아타.모스크바.사할린등지에서 올로케되며 총 22부작으로 역시 편당 1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하고 있다.
SBS 창사특집극 『모래시계』는 해방과 6.25이후 최대 격동기였던 70년대말부터 90년대초까지를 관통하는 시대상황속에서두 청년의 상반된 삶을 통해 한국사회의 치부섞인 단면을 그려낸다. MBC.KBS와 달리 24부작 전체를 국내에서 촬영하지만해외수출및 비디오.CATV판매를 겨냥,박진감있는 24채널 서라운드 스테레오 음향과 역동성있는 올로케 촬영으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방송사들의 이같은 대작 제작추세에 대해 방송관계자들은 多채널시대에 대비,방송사의 이미지 제고와 시청자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불가피한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까레이스키』의 책임프로듀서인 MBC 최종수부국장은『엄청난 제작비에 비해 수익성이 없어 연간 1편이상 제작하기 어렵지만 앞으로 프로그램의 해외수출과 위성방송.비디오판매등이 활성화되면보다 작품성이 뛰어난 대작 드라마를 많이 선보일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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