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용·전해철·박남춘 수석 내년 총선 위해 청와대 떠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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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말에 청와대 비서실이 마지막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비서실 내 수석비서관 중 핵심 3인방이 그만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자들은 박남춘 인사, 전해철 민정, 윤승용 홍보수석이다. 이들은 모두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뜻을 진작부터 굳힌 인사들이다.

박 수석과 윤 수석은 출신 지역인 인천과 전북 익산에서 각각 출마할 예정이다. 목포 출신이면서 마산 중앙고를 나온 전 수석은 변호사 생활을 해온 경기도 안산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사퇴 시기를 놓고선 저마다 고민이 크다. 전 수석의 경우 변양균.신정아 사건이 불거졌을 때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내부 회의에서 유보시켰다. 그런 만큼 당장 그만두면 문책성 인사로 비쳐질 수 있어 시기를 미루고 있다.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논란과 관련한 고소 건 등 처리해야 할 현안도 아직 많다. 윤 수석 역시 남북 정상회담 후속 조치들이 남아 있어 당장 그만두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청와대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세 사람이 그만두면 비서실 개편까지 부를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임기 말 청와대에서 일할 새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과거 예로 볼 때 비서실 내부의 자리 이동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해철.박남춘 수석은 일단 국회 국정감사가 끝난 뒤 다음달 중순께 그만두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고 한다. 선거법상 공직 사퇴 시한은 내년 2월 9일이나 첫 번째 총선 출마인 만큼 준비 기간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윤 수석은 사퇴 시기를 12월 대선 이후로 잡고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세 사람 모두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대통합민주신당 당적을 가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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