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차시장 이렇게 큰 줄 몰라 … 소형차부터 수퍼카까지 다 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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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가 소형차부터 최고급 스포츠카까지 들여와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아우디코리아는 21일 스포츠카 R8을 한국시장에 출시했다. R8은 페라리·람보르기니 등 수퍼카 브랜드와 경쟁할 차종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R8 출시에 맞춰 방한한 랄프 바일러(사진) 마케팅·세일즈 담당 수석 부회장은 20일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시장에서 아우디 브랜드를 더 강화하기 위해 소형 해치백인 A3를 내년 하반기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A6나 A8이 비싸다고 여기는 소비자들을 아우디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 차종이다. R8과 A3 두 모델이 추가됨에 따라 아우디의 한국 판매 모델은 9개에서 11개로 늘어난다. 기존에 있던 중·대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쿠페뿐만 아니라 해치백과 수퍼 스포츠카로 종류가 다양해진다.

 바일러 부회장은 “3~4년 전만 해도 한국시장이 이렇게 빨리 커질 줄 몰랐는데 매우 급속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입차 판매량은 2002년 2만3345대에서 지난해 4만530대로 늘어났다. 올해도 9월까지 3만8508대가 팔렸다.

 우리나라에선 ‘수입차=비싼 차’라는 인식 때문에 고급 수입차, 특히 대형 세단이 주로 팔렸다. 하지만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SUV·해치백·쿠페 등 팔리는 차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람보르기니(26일)와 페라리(다음달 6일) 등 최고급 수퍼카 브랜드가 잇따라 서울 도산대로에 전시장을 여는 것도 이런 흐름 때문이다. 1억8850만원인 미드십(차체 중앙에 엔진이 달린 차) 스포츠카 R8도 올해 한국에 들여오기로 한 20대의 예약이 이미 끝났다.

 특히 최근 커지고 있는 시장은 3000만원대 수입차다. 8000만~1억원대 고급 차를 주력으로 삼던 벤츠는 올 3월 3000만원대 ‘마이 비(My B)’를 출시해 9월까지 512대를 팔았다. 벤츠가 판매한 23개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이다. 혼다의 3000만원대 CR-V는 지난해부터 가장 많이 판매된 차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닛산·미쓰비시 등 일본 대중차 브랜드도 한국 진출을 발표했다. 현재 가장 싼 모델의 가격이 4500만원대인 BMW도 3000만원대 모델인 1시리즈를 내년에 한국에 들여오기로 했다.

 바일러 부회장은 “시장이 그쪽으로 가고 있고, 경쟁업체도 진출했는데 우리가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지금이 한국 시장에 소형차가 진출하기 가장 좋은 때”라고 덧붙였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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