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마다 "리더십 또 리더십'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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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학생들이 39숙명 리더십 데이39의 사례 발표를 앞두고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리더십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고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숙명여대는 11월 11일을 리더십 데이로 지정해놓고 있다.

7월 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설 국제경영원이 주최한'2007 제주 하계 포럼'의 주제는 '혁신과 창조를 통한 기업의 성장'이었다. 포럼 기간에 열린'창조 경영 대토론'에 참석한 KTF 조영주 사장은 성공을 거둔 자사의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서비스 '쇼<'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창조적인 기업을 만드는 데는 경영진의 역할이 80~90%를 차지한다'며 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리더십 교육 현주소-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 '글로벌 인재' 양성 열풍

'현대 M 카드'가 500만 회원을 돌파한 배경에는 창의적인 기업문화가 있다. 감각적인 디자인 마케팅을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경영전략을 구사해 온 정태영 사장은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리고 과장급 이하 직원들은 ‘CLB(Change Leader Board)’라는 모임을 구성해 매달 워크숍을 하고 업무 개선 사항 등을 최고경영진에게 제출하도록 했다.

위의 예에서 보듯이 요즘 기업의 키워드는 '리더십'과 '창조' 두 가지로 압축된다. 기업의 이러한 요구에 대학·사설교육기관들이 리더십 교육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1학년 전원 리더십교양학부에 소속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이 숙명여대다. 올 한 해 동안 리더십 교육을 위해 책정한 예산이 100억원이다. 창조적 지식, 미래형 기술 등 네 가지 덕목의'S 리더십'을 미래의 리더십으로 정의하고, 여기에 초점을 맞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학교 1학년 학생은 전원 리더십교양학부에 소속되어 관련 과목을 14학점 이수해야 한다. 교수들도 매주 1회 개최되는 '리더십 콜로퀴엄'에 참석해 외부 강사의 강의를 듣고 세미나를 연다.

2002년 설립된 숙명여대 리더십개발원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5주 동안 'S 리더십 유스 캠프'를 1년에 두 차례 연다.
이경숙 총장은 “숙명의 S리더십은 국가와 민족, 그리고 이웃을 위해 배려하고 헌신할 수 있는 역량과 품성을 겸비한 진정한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글로벌 시대에 통용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 문화를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3월 리더십개발원을 출범시켰다. 리더십센터를 취업정보실·국가고시지원센터와 통합한 것으로 리더십 교육을 취업 지원 활동과 연결한 것이다. 리더십 관련 교과목을 36학점 이수하면 학위를 주는 리더십 연계 전공 과정도 개설했다. 세계화 흐름에 맞춘 국제 리더십 프로그램이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년 2월 중국·일본 등의 외국 대학생과 함께 동북아 지역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동북아네트워크(NEAN) 포럼을 개최해 왔고, 2년 전부터 국제모의유엔대회(NMUN)에 학생 대표단을 선발해 파견한다.

이화여대 교육의 키워드는 '여성'이다. 이화리더십개발원에서는 기업·공직·시민사회(NPO) 여성 리더십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 각계에 진출한 여성들이 조직 생활에서 겪는 갈등 사례연구 등 실용적인 여성 리더십 교육을 지향한다. 지난해부터 여름 방학 기간에 재학생을 대상으로'이화-GE 리더십 챌린지'도 열고 있다. 참가 학생들은 3박4일간 이화여대와 GE의 프로그램이 접목된 기업 현장 중심의 실전 리더십 교육을 받는다.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도
사설 리더십 교육기관들은 미국 리더십 교육기관의 프로그램을 들여와 기업을 대상으로 교육한다. 한국리더십센터는 미국의 리더십 전문가인 스티브 코비 박사가 설립한 프랭클린 코비사와 연계해 '성공하는 리더들의 일곱 가지 습관'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수강생들은 2박3일간 '주도적이 되라''끊임없이 혁신하라' 등 코비 박사가 제시한 일곱 가지 덕목을 중심으로 리더십 교육을 받는다.

미국 데일카네기트레이닝의 한국 지사인 한국카네기연구소에서는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둔 '데일카네기코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YBM리더십아카데미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이 밖에 피닉스리더십센터는 컨설팅 교육기관인 브라이언 트레이시 인터내셔널의 프로그램을 도입해 성취 동기를 부여하는 데 교육의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LMI는 인재교육 전문가로 알려진 폴 J 마이어가 설립한 미국 LMI의 교육 프로그램을 들여와 개인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고안된 '성공하는 리더의 퍼스널 리더십(EPL)'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올 3월에는 미국 아빈저연구소의 한국 지사인 아빈저연구소코리아도 문을 열었다.

교육효과는 미지수
그러나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리더십 프로그램은 초기 단계여서 강사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효과 측정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양희 연구본부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리더십 교육의 효과 측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기업 등에서는 단기적인 리더십 교육뿐 아니라 조직의 고유한 특성에 맞는 리더십 모델을 찾기 위한 장기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