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스트레스탈출>강박관념에서 벗어나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어느날 30대 중반의 여교사가 찾아왔다.『남편이 출근때 부탁했던 은행일을 까맣게 잊어버려 타박을 받는가 하면 슈퍼에 가서도 꼭 사야할 물건을 하나둘씩 잊고 온다』고 하소연한 그녀는 별로 늙지도 않은 나이에 이렇게 갑자기 기억력이 나빠질 수 있느냐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에 대한 신경학적 검사나 뇌단층 촬영 결과 이상은 전혀 없었다.자세히 얘기를 들어보니 문제는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그녀의 생활에 있었다.두딸 공부 시키랴,출장 잦은 남편뒤치다꺼리하랴,직장생활하랴,거기다 새로 맡은 학 교신문 편집인노릇에 저녁엔 야간대학원까지….
몸이 장사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그녀의 건망증세는 나이탓이 아니라 만성 스트레스때문에 생긴 認知기능 異常인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억이 깜빡깜빡하고 혼란스러워진다.갑자기 가까운 친구이름이 얼른 떠오르지 않는가 하면 심지어 몇년째 타고 다니던 자기차 번호도 헷갈린다.실제 이런 경우 지능에는 별영향을 주지않으며 치매 현상과는 달리 장기 기억 력에 전혀 손상이 없다.
단지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져 기억의 회상에 어려움이 생겼을 뿐이다.
강박증세도 스트레스가 주원인이다.소화가 조금만 안 되어도『혹위암이 아닐까』,아이들이 늦게 오면 『사고가 난 것이 아닐까』,남편이 연락없이 늦으면『혹시 다른 재미를 보는 것은 아닐까』등등. 갑작스런 건망증이나 강박증에 시달릴 때 엉뚱한 곳에서 이유를 찾을 것이 아니라 공연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
상황이 복잡하게 얽힐수록 쓸데없는 생각은 버리고 사물을 단순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스트레스를 탈출하는 비결중의 하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