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어처 차 직접 조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일본 나고야에 위치한 도요타 산업기술박물관은 도요타그룹의 태생부터 일류 자동차 회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건물 외관은 도요타의 모태인 1910년대 방적기 공장을 복원해 당시의 붉은 벽돌과 지붕의 모습을 갖췄다. 1층 로비에서는 도요타 사키치가 발명한 섬유를 짜내는 환상직기가 방문객을 반긴다. 도요타가 섬유기업에서 출발했다는 상징성을 보여준다. 섬유 기술의 발달을 보여주는 섬유기계관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자동차와 관련된 부품·공정·완성차 등을 보고 체험할 수 있다. 특히 금속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자동화된 자동차의 공정시스템을 직접 조작해볼 수 있어 학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현장 체험학습 장소다. 평일에는 하루 300여 명 정도가 방문하는 이 기념관은 94년 개관한 이후 200만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문짝과 보닛 등을 찍어내는 프레스 공정에서부터 조립 공정을 버튼 하나로 반복해 볼 수 있다. 어린 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방문해 미니어처 자동차를 직접 조립해보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초기 자동차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게 꾸며놓은 자동차산업변천사관에서는 도요타가 처음 판매한 승용차인 AA형 자동차(사진)를 만날 수 있다. 36년 탄생한 이 자동차는 틀을 나무로 만든 후 망치로 철판을 두들겨 덧씌우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어린이들이 봐도 이해하기 쉽게 인형들이 생산공정을 재현하고 있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면 도요타를 최대의 일본 메이커로 성장하도록 견인한 66년식 코롤라에서부터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도요타의 자동차 변천을 알려주는 차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다. 어린 학생들의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는 장소가 있었다. 자동차의 작동 원리를 놀면서 느낄 수 있는 ‘테크노관’이다. 마치 놀이기계들이 꽉 들어선 듯한 이곳에서는 ‘관성의 법칙’ ‘원심력의 원리’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기업은 연구와 창조 정신으로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사키치의 경영이념은 단순히 박물관의 한쪽을 장식하는 글귀가 아니었다. 

나고야=문병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