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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공의 국가 리더십이 뭐길래…

중앙일보

입력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 정치꾼은 소속 정당의 성공을 바라지만, 정치가는 자신의 조국이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미국의 행동파 성직자 제임스 클라크의 말이다. 정치꾼과 정치가를 구분짓는 그럴싸한 잣대지만 현실적으론 그렇게 간단치 않다. 동덕여대 김성진 교수는 “정치에 뛰어든 인간은 정치꾼의 현실과 정치가의 이상이 교묘하게 섞여있다”고 언급한다. 정치의 계절엔 그 경계가 더 모호해진다. 살림지식총서 시리즈 300호 특집『경제를 일으킨 국가지도자』는 ‘경제리더십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정치가의 주요 덕목 중 하나다.

책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일본의 이케다 하야토 전 수상,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 중국의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수상,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두바이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 등 20세기 후반,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7개국 지도자들의 삶과 철학을 들여다본다. 299호부터 305호까지 권당 한 인물씩을 소개한다.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300호로 나온 게 눈에 띈다. 박정희·리콴유 편은 동덕여대 김성진 교수, 이케다 하야토 편은 숙명여대 권혁기 교수, 덩샤오핑 편은 머니투데이 박형기 국제부장, 마거릿 대처 편은 단국대 박동운 명예교수, 로널드 레이건 편은 건양대 김형곤 교수, 셰이크 모하메드 편은 한국외국어대 최진영 연구교수가 집필했다.

각 권에선 지도자들의 삶과 철학이 한 나라의 경제를 어떤 식으로 이끌고,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소개하는 데 치중한다. 그런 까닭에 책을 읽어 내려가다보면 한 인물의 삶을 넘어 한 국가의 고민과 해결과정, 즉 성장과정을 만나게 된다. 1960년 ‘정치의 계절에서 경제의 계절로’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케다 하야토는 경제원칙에 대한 강한 소신으로 60~70년대 일본경제 고도성장의 터를 닦았다. 경제성장을 위해선 무엇이든 했던 박정희는 지금까지 비판과 찬사가 공존한다. 리콴유는 작지만 강한 싱가포르 건설에 성공한 인물이다.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으로 경제강국 중국을 만들고, 마거릿 대처는 시장경제로 영국병을 치유했다. 로널드 레이건은 미국적 가치의 복원으로 ‘제국’ 미국의 터를 닦았으며, 셰이크 모하메드는 상상력과 비전으로 환상의 두바이를 빚어냈다.
책은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엄정한 원칙에 따라, 꿋꿋하게 그 일을 수행해 낸 것이 이들 지도자들의 공통점”임을 보여준다.

살림지식총서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모토로 2003년 『미국의 좌파와 우파』『미국의 정체성』등 미국 시리즈 10권으로 시작해 일제강점기 풍속사, 월드컵, 직업, 와인, 문화 콘텐트, 세계의 도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뤄왔다.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자료제공=살림출판사(031-955-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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