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장정 ‘우드의 여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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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장정(기업은행·사진右)과 김미현(KTF·左)은 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 가운데 키가 가장 작은 축에 든다. 장정이 1m53㎝, 김미현은 1m57㎝. 그래서 김미현의 별명은 ‘수퍼 땅콩’, 장정은 ‘수퍼 울트라 땅콩’이다.

김미현과 장정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 골프장(파72·6644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함께 라운드했다. 이날 성적은 김미현이 5언더파(버디 8·보기 3개), 장정이 4언더파(버디 7·보기 3개). 두 선수는 각각 합계 11언더파로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LG)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합계 12언더파로 공동선두에 나선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수잔 페테르손(스웨덴)과는 1타 차다.

두 선수는 아이언 대신 페어웨이 우드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스코어를 줄여 나갔다. 빅혼 골프장은 길이가 긴 데다 오르막 경사가 많아 장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코스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 그러나 두 선수의 페어웨이 우드샷은 다른 선수들의 미들 아이언샷 못지않게 정교했다.

김미현은 특히 거리가 411야드인 17번홀(파4)에서 180야드를 남기고 4번 유틸리티 우드로 공을 홀 1.2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는 매직쇼를 펼쳤다. 마지막 18번 홀을 나란히 버디로 장식한 두 선수는 정답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언니, 재미있게 잘 쳤어요.” “그래, 너도 수고했다.”
이번 대회 김미현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25야드. 거리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드라이버 외에 3, 5, 7번 우드와 4, 5번 유틸리티 클럽 등 6개의 페어웨이 우드를 사용한다. 장정의 골프백에는 4개의 우드(1, 3, 5, 9번)가 꽂혀 있었다.

김미현은 “파4 홀인데도 세컨드샷 만에 온그린할 수 없는 홀이 꽤 많다. 특히 거리가 449야드인 9번 홀은 너무 길어서 이틀 연속 2온에 실패하고 보기를 했다. 그렇지만 거리가 길다고 해서 우승을 못한다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장정은 “빅혼 골프장에선 장타자가 유리하다는 통념을 깨뜨리고 싶다”고 밝혔다.

박세리(CJ)가 합계 6언더파로 이지영(하이마트)과 함께 공동 7위에 올랐고, 이날 5타를 까먹은 미셸 위(나이키골프)는 합계 19오버파로 최하위다.

팜데저트=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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