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본우리동네>울릉도 道洞.苧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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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동해의 외로운 섬 울릉도가 우리 앞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 1백년이 지났다.역사책에 나오는 신라 장군 異斯夫가 于山國을 점령했다는 기록이후 사실상 빈섬으로 남겨두었다.그러다가 고종19년(1882)개척령을 반포했다.이에 따라 이민을 장려하고 개척민이 들어가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
서양지리학에서 말하는 울릉도의 자연환경은 지구가 만들어지는 신생대 제3기와 4기에 있었던 화산활동의 결과로 조성됐다고 본다.큰 줄기를 보면 白頭火山脈이 남동쪽으로 길게 뻗어 동해상에울릉도를 만들고 다시 그 여세를 몰아 독도를 비 롯한 많은 화산을 분출시켰다고 한다.섬의 중앙에 있는 聖人峰(984m).알봉(538m).미륵산(901m).형제봉(713m)등이 화산 분화구를 둘러싸고 있는 산인셈이다.
풍수지리의 설명은 이와는 좀 다르다.울릉도의 해상관광선을 타본 사람들은 느꼈겠지만 남서부지역이 특히 험하다.바다에서 불쑥솟아오른 바위산들이 성인봉을 향해 마치 밀고 올라가듯이 우람한줄기를 형성하고 있다.이는 울릉도가 화산섬이라 할지라도 그 줄기가 어디와 닿아 있는가를 말해주는 것이다.우리나라 산이 모두백두산에 그 연원을 달고 있듯이 울릉도도 그 생김새로 보아 백두산 줄기인 白頭大幹(태백산맥)에서 바다를 건너온 것으로 판단된다.산이 오기 위해서는 氣를 맞이하는 산맥이 있어야 한다.이를 迎砂라 한다.울릉도는 서면 구암천과 대하천의 발원지인 미륵산을 중심으로 대풍감.향목령.초봉.형제봉을 잇는 능선(오른팔:백호)과 대등.대하령.탄갓봉을 잇는 능선(왼팔:청룡)이 두 팔을 벌려 바다를 건 너오는 산맥을 받아 성인봉으로 기를 집결시키고 있다.
따라서 울릉도 전체를 주관하는 산은 성인봉이다.이 산에서 울릉읍과 서면의 경계를 이루는 간령재와 가두봉을 잇는 능선이 백호에 해당한다.또 성인봉에서 말잔등산.천두산을 지나 나리령.두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북면과 울릉읍의 경계선)이 청룡을 맡고있다.이렇게 보면 울릉도 전체의 구조는 동쪽이 얼굴이자 중심지대가 된다.
울릉읍의 도동과 저동은 바로 이 얼굴부분에 자리잡고 있다.도동의 경우 성인봉에서 남동쪽으로 뻗어온 맥이 官帽峰을 이루니 이 산이 도동의 주산이다.관모봉에서 삼각산을 지나 저동재를 거쳐 도동등대로 이어지는 선이 청룡이고 까끼등을 거 쳐 망향봉에이르는 맥이 백호다.도동등대 뒷산이 하상(下相:정승에 버금가는문인벼슬)이고 망향봉이 하장(下將:장군에 버금가는 무인벼슬)을맡고 있다.
비록 저동쪽보다는 국이 좁아보이지만 울릉도를 주관하는 중심축임을 보여준다.
울릉도 전체의 형국은 衆仙聚會(뭇 선인들이 모여 있는 모습)라고 하겠다.그리고 역할은 한반도의 동쪽을 지키는 羅星(水口나외부를 지키는 봉우리.보통 주위가 물로 둘러싸여 있음)이다.예부터 태백산 정기가 동쪽으로 뻗어가 성인봉을 ■ 뤄 도덕군자나큰 장수를 배출할 것이라고 했다.조선조까지 中峰 또는 上峰으로불리던 최고봉이 어느 때부터인가 성인봉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개척령 이후 육지 사람들이 들어가 적지 않은 인물들을 배출하고 있어 흥미를 끈다.그중 한사람이 불교계 신흥종단인 眞覺宗의 창교자 悔堂대종사(속명:孫珪祥.前 문교장관 孫製錫씨 선친)다.
땅이 지닌 성격을 웅변하듯 울릉도는 서.북쪽에서 개척사가 펼쳐져 동쪽으로 이동해 왔다.서면 남서리와 북면 현포리의 고분군(지방문화재 지정)이 바로 이런 사실을 입증하고 오늘날 도동이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울릉도가 한반도의 동쪽 수문장인 나성의 역할을 맡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곳은 보다 많은 정부차원의 개발과 투자가 이루어져야한다.柳鍾根씨(이수학회 고문.풍수지리연구가)는『한반도 전체의 형국이 仙人煉丹形(道敎에서 말하는 신선이 약이나 금을 만드는 모습)이다.연단에 필요한 솥을 받치고 있는 3개의 발이 제주도.강화도.울릉도』라며 울릉도가 지닌 중요성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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