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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거친 음식' 현미의 건강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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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조선왕조 25명의 임금 중 83세로 가장 장수한 영조. 그는 하루 제공되는 2식3찬을 세끼로 줄이고, 12첩 반상을 간소화하면서 채소 위주의 식단을 즐겼다. 요즘 웰빙으로 표현되는 ‘소박한 밥상’을 즐겨 단명으로 일생을 마감했던 다른 왕들의 귀감이 됐던 것. ‘거친 음식’의 대표 주자인 현미. 장수식품의 대명사로 자리매김 하면서 현미의 건강효과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백미와 현미=현미는 도정하지 않고 탈곡만 해 껍질을 벗긴 쌀. 쌀눈과 외강층이 붙어있어 백미에는 적거나 없는 다양한 건강 기능을 자랑한다. 흥미로운 성분은 가바(GABA, 감마 아미노낙산). 현미에는 100㎎당 8㎎, 백미엔 5㎎이 들어 있다. 가바는 실험 결과 고혈압을 개선하고, 신장과 간기능을 활성화하는 성분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경 안정효과도 있다. 오사카대학 연구팀은 하루 가바 30㎎에 해당하는 배아 식품을 환자에게 섭취시킨 결과 75%에서 신경질이나 초조·불면증·우울감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현미에는 IP6라는 물질도 있다. 이는 이노시톨이라는 당에 인(P)이 6개 결합된 물질. 피틴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과거엔 미네랄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는 반갑지 않은 성분이었지만 지금은 암이나 지방간·동맥경화 등에 효과가 인정된다.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 모델 쥐에게 IP6 1%수용액을 주었더니 암세포 수가 줄었고, 2% 수용액의 경우엔 혈소판 응집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식이섬유의 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 풍부한 섬유질이 혈액 내로 당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억제하고, 변의 부피를 늘려 변비를 예방한다.

◆어떤 사람에게 좋은가=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을 보존하는 것은 철칙. 방법은 췌장의 ‘노동 강도’를 줄여주는 것이다. 예컨대 사과주스와 사과를 먹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사과 주스에는 섬유질이 없다. 따라서 마시는 순간 당이 혈액으로 빠르게 흡수된다. 그 결과 췌장은 인슐린을 한꺼번에 대량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높인다. 당연히 과로에 시달리고, 불량 인슐린이 생산되는 것이다. 반면 사과에는 섬유질이 있어 당이 천천히 흡수된다. 췌장이 여유를 갖고 일을 하도록 부담을 덜어준다.

백미와 현미의 차이도 이와 비슷하다. 현미의 섬유질이 당뇨병 환자에게 보약이 되는 것이다. 같은 100g이라도 백미에는 0.3g, 현미엔 1.5∼2.7g의 섬유질이 들어 있다.

비만한 사람에게도 현미가 좋다. 현미는 빵이나 면과 같은 주식 중 GI(당지수)가 가장 낮다.

<표 참조>

당지수란 식품을 먹고 난 뒤 혈당의 상승 속도를 분류한 등급. 예컨대 같은 양의 흰빵과 보리빵을 먹으면 섬유질이 많은 보리빵이 혈당 상승 속도가 늦어 당지수가 낮다. GI가 높은 식품은 빨리 허기져 과식을 유도하고, 지방의 저장을 촉진하는가 하면 지방의 연소 능력은 떨어진다.

◆어떻게 먹을까=건강에 좋은 줄 알면서도 현미밥을 꺼리는 것은 섬유질이 부드럽지 않기 때문. 따라서 현미는 적어도 4∼10시간 불린 뒤 압력밥솥을 이용하고, 볶음 소금이나 죽염을 1작은 술 넣어준다. 현미를 물에 불리면 가바가 3배 정도 크게 늘어난다. 20시간 이상 불릴 경우 배아 부분이 0.5∼1㎜ 솟아오른다. 이 상태에서 발아를 멈춘 쌀을 ‘발아 현미’라고 한다. 물에 불리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압력밥솥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 초고압 처리 식품이다. 3000기압으로 압력을 가하면 단단한 섬유질이 소화효소로 분해가 잘되는 알파전분 상태로 전환된다. 최근 소화가 안 되는 사람을 겨냥한 초고속 즉석 발아현미밥도 출시됐다.

고종관 기자

※헬스케어조인스는 ‘100% 발아현미밥 먹고 혈당지수 낮추고!’ 캠페인을 벌인다. 당뇨병 환자로 ①자신이 추천하는 당뇨식 세가지 ②당뇨 치료 기간 ③치료 중인 병원 이름을 적어 http://healthcare.joins.com에 올리면 30명을 선정해 동원F&B에서 제공하는 발아현미밥 ‘쎈쿡’ 90일 분 270개를 지원한다. 기간은 이달 15~31일. 발표 내용은 11월 12일 헬스케어조인스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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