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 드디어 겨울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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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덥다며 겨울잠을 이루지 못하던 지리산 반달곰이 드디어 동면에 들어갔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가슴곰팀은 지리산에 방사한 두 마리의 반달가슴곰 중 장군이가 지난달 28일부터 굴 속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2002년 겨울의 경우 장군이는 12월 중순부터 동면에 들어갔다. 하지만 유난히 따뜻했던 올 겨울에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날씨가 추워져 눈이 쌓여야 반달곰들이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 동면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장군이는 설 연휴 한파 때 해발 1천4백m 산 정상의 동면굴 부근에 폭설이 내리자 일주일 전 긴 겨울잠을 청하기 시작했다는 것. 장군이는 3월 말 또는 4월 초까지 긴 잠을 즐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보호시설 땅을 파고 탈출한 또 다른 반달곰 반돌이는 지리산의 어느 굴을 드나들며 물을 마시고 낙엽을 들춰 도토리를 주워먹고 있다. 아직도 겨울잠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달가슴곰팀은 섣불리 포획할 경우 다른 동면굴을 찾는 등 새로 겨울잠 준비를 해야 하므로 봄이 될 때까지 지켜보기로 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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