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패>수원매탄동 극단 성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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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순수 근로자들로만 구성된 극단이 기성극단 못지않은 왕성한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도수원시매탄동 삼성전자 사우회인 성전회 산하 극단「성전」(회장 朴웅남).
성전회원들은 퇴근후는 물론 휴일에도 틈틈이 시간을 쪼개 걸작을 만들기위한 남다른 열정에 힘입어 창단 10년도 못돼 국내 직장극단을 대표할 수 있는 극단으로 발돋움했다.
학창시절 연극반에 든 경험이 있거나 평소 연극을 동경해 온 20대 근로자들이 주축이 돼 성전을 결성한 것은 지난 86년.
결성당시 성전은 직장내에서 취미활동을 하는 서클에 불과했지만단원들이 열성을 모아 작품을 만들고 삭막한 산업현장 동료근로자들을 상대로 공연해 호평을 받으면서 직장에 활력을 불어 넣기 시작했다.
초기엔 직장일을 마치거나 휴일등을 활용해야하는 부담과 부서마다 일과시간이 맞지 않아 쉽사리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단원들은 밤샘연습은 물론,휴가 날짜를 조정하면서까지 손발을 맞추는등 극성으로 이를 극복했고 만족할 정도는 아니나 회사측의 배려까지 뒤따라 이제는 사내에선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모임으로 변모했다.
특히 성전은 노동문화제에 참가,금상.최우수남자연기상.연출상등을 휩쓰는등 실력을 갖춰 이제는 전문 극단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극단 성전의 특징은 까다로운 단원선발과정.
우선 신입단원으로 선발된뒤 1년의 수습기간을 거쳐야 하고 심사기준에 미달되면 또다시 1년을「준단원」으로 남아야하는등 적정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단원이 될 수 없다.
朴웅남 극단 성전회장은 『짧은 공연시간을 위해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벌이는 것이 우리』라며 50여명의 단원과 연기력배양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鄭燦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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