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IT 컨설팅 ‘델파이그룹’ CEO 토머스 쿨로폴루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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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국의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컨설팅업체 ‘델파이그룹’의 최고경영자(CEO) 토머스 쿨로폴루스(49·사진)는 11일 “기업의 오프쇼어링(Offshoring·해외 아웃소싱)은 국내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국내 주요 기업의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50여 명에게 프로세스 혁신(PI)의 최신 동향을 강연하는 자리에서다. 그는 “오프쇼어링으로 확보한 본사의 잉여 인력을 핵심 역량에 투입하면 더 큰 매출을 올릴 수 있으며, 이는 다시 자국 내 재투자를 통한 고용 촉진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쿨로폴루스는 “아웃소싱하면서 위탁 기업을 고를 때는 가격이 가장 싼 회사가 아니라 혁신의 파트너가 되기에 가장 적합한 회사를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세계 최고 우량기업으로 꼽히는 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 회장이 GE CEO 시절 창안한 ‘70 대 70 대 70’ 규칙을 들었다. 이 규칙은 사무실 기능의 70%를 아웃소싱하고, 아웃소싱 중 70%는 오프쇼어링으로 하며, 오프쇼어링의 70%는 인도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인도에 영어를 구사하는 우수 인력이 많다는 점에 착안한 발상이었다. 쿨로폴루스는 “인도에 있는 GE의 재무회계 아웃소싱 업체 ‘젠팩트(Genpact)’엔 회계사만 수십 명”이라며 “이들은 영수증 정리 수준이던 기존 업무를 체계화·효율화해 GE 본사도 깜짝 놀랄 만한 혁신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는 “델파이그룹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컴퓨터·아메리칸 익스프레스·켈로그 등은 요즘 IT 기술을 이용해 부서와 부서 사이의 유기적 연계를 강화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많은 정보 중 꼭 필요한 것을 최대한 빨리 찾아내 효과적으로 공유하기 위해서란다. 이어 “모 기업과 아웃소싱 기업 간에도 정보의 유기적 연계와 공유는 꼭 필요하다”며 “그러려면 모 기업은 정보 독점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아웃소싱 기업과 탄탄한 신뢰를 쌓는 일에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파트너 회사인 LG CNS의 초청으로 10일 방한한 쿨로폴루스는 2000년 미국의 IT전문지 인포메이션 위크에 의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보경영 컨설턴트 6명’에 뽑혔다. 지난해에는 “아웃소싱은 비용 절감이 아닌 기업 혁신의 기회”란 내용을 담은 책 『스마트 소싱(Smart Sourcing)』을 펴내 주목받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스마트 소싱’이란 기업이 핵심 역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비핵심 부분은 과감히 외부 기업에 위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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