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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도 司正한파伊판사들 자극 전에 볼수없는 칼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탈리아 政.財界를 휩쓸고있는 치안판사들의 司正바람,일명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가 알프스산맥을 넘어 프랑스 사법부로 급속히 파급되고 있다.
프랑스의 치안판사들도 이탈리아 판사들의 용기에 고무돼 政經유착 비리에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칼날을 들이대기 시작한 것이다. 치안판사들은 최근 프랑스 3大그룹의 하나인 피에르 쉬아르 그룹회장을 공금유용 혐의로 수사한데 이어 26일 알랭 카리뇽 前대중매체장관에 대해 본격수사에 착수하는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또 프랑수아 레오타르 국방장관,제라르 롱게 산업무역장관,베르나르 타피 의원등 정치인들과 이브 생 로랑의 피에르 베르제회장등 경제인들이 공금유용등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있어 政.
財界가 사정한파에 시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르노블市長을 겸임하고 있는 카리뇽 前장관은 89년 市수도사업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특정 사업자를 선정하고 그 대가로 5백40만프랑(약7억5천만원)을 자신의 선거운동에 이용한 신문사에 전달케 했다는 혐의를 받고있다.
레오타르 장관도 카리뇽 前장관과 유사한 혐의를 받고있고 롱게장관에게는 당비모금과 관련돼 예비수사가 진행중이며 베르제회장은내부자거래로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프랑스 사법부는 그동안 정치인이나 기업인의 사소한 공금유용에는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보여왔으며 국민들도 英國등과는 달리 정치인의 여성스캔들에 무관심하는등 법보다는 개인적 도덕성에 비중을 두어왔다.
그러나 일련의 사태는 이탈리아의 마니 풀리테가 촉매제로 작용하면서 패기있는 소장 예심판사들이 프랑스 사정 태풍의 눈이 되고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 예심판사들은 요즘 사무실에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사진 대신 마니 풀리테로 국민적영웅이 된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디피에트로 판사의 사진을 내걸 정도여서 다가올 사정의 강도를 짐작케 하고 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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