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손학규·이해찬(왼쪽부터)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자가 모바일 경선에 대해 말하자 정 후보가 자리 뒤에 있는 모바일 투표 안내판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모바일 투표로 역전극을 노리는 손 후보는 이날 오전 모바일 선거인단 접수 전화번호가 적힌 손가락 모양의 피켓을 들고 서울시청 앞 광장을 누볐다. 이 후보 홈페이지의 게시판에는 "2002년 대선 전날 정몽준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파기한 후 (노무현 후보에게) 보여줬던 열정으로 오늘까지 모바일 선거인단에 접수시켜 달라"는 호소의 글이 올랐다. 정 후보 측은 지역 조직을 풀가동해 모바일 선거인단 접수를 늘리는 데 매달렸다.
그 바람에 이날 오후 신당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뜨는 모바일 선거인단 접수 숫자는 10분 간격으로 700여 명씩 늘었다. 선거인단 접수 전화가 불통이 될 정도로 신청자가 몰리면서 신당은 결국 마감 시간을 두 차례 연장했다. 당초 오후 6시였던 마감 시간을 오후 10시로 늦췄다가 다시 자정(밤 12시)으로 6시간이나 연장했다.
모바일 선거인단은 추석 연휴 직후 치러진 '수퍼 4연전'(광주.전남.부산.경남)을 치르던 지난달 말을 전후해 매일 1만여 명 안팎이 접수됐다. 이후 불법선거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면서 주춤했던 접수 상황은 1차 모바일 투표가 실시된 9일 하루 동안 2만3000여 명이 추가되며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 투표에서 손 후보가 정 후보를 누르는 이변이 일어나자 10일에는 하루 종일 신청이 쇄도했다. 각 후보 측은 모바일 선거 결과를 예상하며 각각 승리를 장담했다.
손 후보 측 우상호 의원은 "우리가 첫 경선(제주) 당시 250여 표로 지면서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며 "1차 모바일 투표에서의 600여 표 차 승리는 향후 여론조사, 모바일 투표에 이어 14일 지역(8곳) 경선에서 역전의 바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 측 민병두 의원은 "모바일 투표도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모바일에서 패해도 현장 경선에서 압승해 손 후보를 2만여 표 이상 앞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 윤호중 의원은 "1차 모바일 투표는 10월 4일까지 접수한 이들이 한 것"이라며 "이후 접수자들은 정 후보의 명의 도용 사건에 분노한 '성난 모바일 군단'인 만큼 이들이 이 후보를 지지해 역전극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선 일정을 조정해 논란을 빚었던 신당 지도부가 이날 모바일 마감시간을 두 차례 연장한 것을 두고 "고무줄처럼 경선 룰을 또 바꾸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채병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