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내시경>株主에 외면받는 노령경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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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英國 제너럴 일렉트릭(GEC)이 막후실력자인 아널드 바인스톡부회장의 2년유임을 발표했다.그 직후 이 회사의 주가는 8%나급락했다.
급락의 이유는 부회장의 나이.그는 이달로 70세,古稀를 맞았다.老益壯이란말도 있지만 주주들은 대개 노령의 경영자를 기피하는 탓이다.과연 나이는 경영 능력에 중요한 것인가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誌는 반문하고 있다.
일단「시티펀드」등 기관투자가들은 주가 하락에 분노,오는 9월GEC주주총회에서 바인스톡 부회장 유임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왕년의 바인스톡 부회장은 주주들로부터 대단한 환영을 받았었다.25년전 그는 경영이 시원치 않은 3개 기업을 인수,GEC를창건했다.
그러나 바인스톡 부회장이 이끄는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10년간 같은 수준을 맴돌았다.이제 그는 자리를 물려줘야 할 만큼노쇠하다.그렇다고 노령의 경영자가 모두 푸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전자업체와 레스토랑등을 계열사로 거느리는 美 핸슨社는 72세의 老경영자가 이끌고 있다.전성기처럼 공격적인 기업 인수 합병을 하지는 않지만 이 회사의 주가는 아직도 강세다.
이는 피아트社도 마찬가지.73세의 조반니 아넬리 회장이 28년째 역임하고 있다.지난해 기록적인 손실을 보였는데도 이 기업주가는 건재하다.
노령 경영자의 문제는 후임자가 마땅치 않다는데 있다.GEC의바인스톡 부회장처럼 장기간 자리를 지켜온 경우 더욱 그렇다.
아무튼 노령 경영자라 해서 경영을 잘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문제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李商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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