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숙면 취침전 샤워.등목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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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밤에도 섭씨 30도에 가까운 열대야 현상으로 잠을 설쳐 부석부석한 얼굴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물론 후텁지근한 여름밤의 쾌적한 수면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에어컨을 이용해 침실기온을 떨어뜨리는 것.그러나 에어컨이없는 가정에서도 손쉽게 숙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물을 이용해 체열을 식히는 것으로 취침전 샤워나 등목을자주 해주는 것이다.물은 우리 주위에서 가장 비열이 큰 물질로단위질량당 가장 많은 열량을 빼앗아 간다.물 1g을 1도 올리는데 1칼로리의 열량이 소모되므로 차가운 에어컨 바람보다 수십배 많은 열량을 간단한 샤워로 없앨 수 있다.이때 샤워는 몸을구석구석 깨끗이 씻겠다는 생각보다 더워진 몸을 식힌다는 생각으로 해야하며 비누칠을 많이 하거나 피부를 세게 문지르는 일은 없도록 한다.
중요한 것은 샤워후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선 안된다는 것으로 반드시 젖은 수건을 이용해 피부에서 물이 흐르지 않을 정도로만 닦아내야 한다.
이는 샤워로 인한 급격한 체열손실후 반사적으로 혈관확장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체열이 올라갈 때 생기는 열을 몸에 남은 물기가 없애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잘 때는 될 수 있으면 옷을 모두 벗도록하되 소화기관이 예민한 사람은 배부위만 가벼운 타월등으로 덮어주면 된다.
배가 너무 차갑게 되면 장운동에 영향을 줘 아침에 설사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면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수면의 양이 아니라 질이다.어느 정도 자야 충분한 수면시간인지에 대한 정답은 없을 정도로 사람마다 적정수면시간이 다르다.굳이 말하자면 다음날 생활에지장을 주지않을 정도면 충분하다.
따라서 무더운 여름밤일수록 시계바늘 앞에서 늦어만 가는 취침시간을 걱정하지 말고 더워서 잠이 안올 땐 샤워를 반복하고 한시간을 자도 좋다는 느긋한 심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많은 수면의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洪慧杰기자.醫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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