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스타 이윤안 끝없는 마이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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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잊혀져 가는 수영스타 李允安(21.한체대3)이 2년여의 부상에서 벗어나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마지막 불꽃을태우고 있다.
경남체고 1학년때 국가대표로 발탁돼 池相俊(한체대3)과 함께남자수영의 쌍두마차였던 이윤안.90년 北京 아시안게임 남자접영2백m에서 한국신기록과 함께 동메달을 획득한 그는 91년 호주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선수로는 아직까지도 가장 좋은 성적인 12위에 올라 수영계를 들뜨게 만들었다.
그러나 순간의 사고로 선수생활에 암운이 드리워졌다.대표팀 휴가를 받아 고향 경남 남해군에 내려간 91년 12월27일 오토바이끼리 맞부딪치는 사고로 얼굴과 무릎등에 무려 68바늘을 꿰매는 중상을 당한 것.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져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할 수 없다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중국집 배달원을 하면서 집안 살림에 보탬이 돼야겠다는 계획을세우고 수영과의 인연을 끊으려 했다.그러나 재능을 안타깝게 여긴 李昌孝국가대표코치(44)의 끈질긴 권유에 굴복,두달만에 야간열차를 타고 상경한 이윤안은 물리치료를 받아가 며 재기를 위해 몸부림쳤다.
1년4개월에 걸친 힘든 노력이 헛되지 않아 지난해 3월 동아시아경기대회 선발전 접영 1백m에서 한국최고기록을 0초04 앞당기며 기적적으로 소생,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정작 5월 上海동아시아대회에서는 라이벌 지상준과 후배方勝勳(제주대)이 금메달을 목에 건 반면 자신은 주종목인 접영에서 메달권 밖으로 처져 또 한번 크게 낙심했다.지난 겨울에는대표팀 유니폼을 스스로 반납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오기가 발동,한국체대수영장에서 홀로 하루 1만m이상 물살을 갈랐다.그 결과 지난달 30일 끝난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 접영 1백m우승을 차지하며다시 대표로 확정됐다.
『선수생활의 마지막 기회입니다.고향에서 고기잡이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다 두달전 교통사고로 병상에 누워계시는 아버지(李玉燦.56)를 생각해서라도 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 지금도 무릎에 실밥 자국이 선명한 이윤안의 비장한 각오다.
〈金相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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