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유럽 통화료 채가는 美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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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통신비가 턱없이 비싼 유럽에서 최근「콜백서비스」라는 신종 사업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콜백서비스는 말 그대로 전화를 건 즉시 상대방측에서 다시 전화를 되걸어 준다는 뜻.
유럽에 있는 가입자가 美國에 전화를 걸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발신지의 전화번호를 알아내고 즉시 전화를 끊은뒤 통신료가 훨씬저렴한 미국으로부터 다시 연결해준다.
이같은 서비스가 번창하게 된 이유는 유럽과 미국의 똑같은 지역간에 통화를 하더라도 어디에서 전화를 거느냐에 따라 통신료가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이다.유럽~미국간 실질통화비용은 分당 2백여원에 불과한데도 비효율적인 국영통신회사를 가지 고 있는 유럽국가들은 실질비용의 수십배에 달하는 요금을 매기고 있다.
실제 3분에 4백여원에 불과한 미국 시외전화 요금이 獨逸에선평균 6백여원이며 미국에선 60원정도 드는 거리도 유럽은 지역에 따라 무려 10배인 6백여원을 내야하는 경우도 있다.
유럽에서 국제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다국적기업들은 이 콜백서비스를 이용,최고 50%까지 국제통화료를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바가지 요금을 매기는 유럽호텔에서 이 콜백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전화비를 90%가까이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자연히 미국에는 콜백회사가 호황을 누려 현재 무려 1백여개를 넘어섰으며 이중 비텔.글로벌 링크등 5대기업이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반면 이같은 콜백서비스로 피해를 보는 것은 유럽의 통신회사들. 유럽통신시장은 현재 1억6천만달러의 규모로 세계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중 큰 덩어리인 미국과의 국제전화 수입 가운데 상당 부분을 미국 콜백회사에 고스란히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손실을 막기위해 콜백서비스를 막으려는 시도를 해봤으나 모든 전화선을 모니터하기란 거의 불가능해 현재로선 속수무책인 상태다.
지금과 같이 유럽국가의 통신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선 콜백서비스사업이 날로 번창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타개하는 길은 유럽통신회사를 민영화해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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