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경제학>3.명동-금싸라기 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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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明洞은 금싸라기 땅이다.땅값이 비싼 것을 강조할 때 붙이는 수식어가「금싸라기 땅」이지만 명동의 실제 땅값은 금싸라기와 다름없다. 해방 이후 줄곧 우리나라 문화 예술의 메카였을 뿐더러,첨단 유행의 창출지인 명동.게다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금융의 중심이기도 한 명동은 땅값 비싼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명동2가 33-2번지.상업은행 명동지점 자리다.땅값은 평당 1억3천3백22만3천7백40원.지난 4월1일 건설부가 조사.발표한 공시지가로서,국내에서 가장 비싸다.
국내에서 가장 싼 전남 여천군 삼산면 손죽리 산131-1번지의 평당 1백32원과 비교하면 1백만배가 넘는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한다는 평당 7억원정도(2천6백70만엔)의 일본도쿄 긴자(銀座)의 메지야긴자 빌딩 자리와 비교하면 5분의 1수준이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의 물가 등을 감안할 때 거의 맞먹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명동입구 舊코스모스백화점 자리는 평당 1억5백60만원,제일백화점 땅은 평당 1억5백27만원.명동에 있는 대부분의 땅이 억대다.공시지가로 따져서 그렇지 실거래 가격으로 따지면 2,3억도 더될 것이란 얘기고 보면 웬만한 서민아파트 한 두 채 팔아서 명동에 땅 한평 사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
0.8평짜리 가죽띠점포,0.75평짜리 여성용 헤어밴드매장.상가 골목안에는 이처럼 한평도 안되는 초미니 점포들이 수두룩하다.심지어는 건물과 건물 사이 좁은 틈새를 막아 만든「틈새점포」,골목길 담벼락이 매장인「담벼락점포」도 있다.
『얕보지 마세요.하루에 1,2백만원 매상 올리기는 쉽습니다.
』한평도 안되는 틈새점포나 담벼락 점포조차 한달 매상이 5천만원은 다 넘고 권리금만 몇억씩된다.
사람과 돈이 몰리니 이처럼 장사가 되고,장사가 잘되니 금싸라기 땅이 된다.『달리 금싸라기 땅이라 합니까.금싸라기를 낳으니금싸라기 땅이라 부르는 거죠.』한 토박이 상인의 말마따나 첨단유행을 찾는 젊은 여성과 돈이 명동에 몰리는 한 명 동의 땅값은 계속 금값을 유지할 모양이다.
글 :柳秦權기자 사진:李雲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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