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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로기쁨찾자>미혼여사원.공무원.상인등 5명 장기기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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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내 한몸이 죽어도 내 눈은 이 세상에 남아 햇빛을 본다-.
中央日報가「봉사로 기쁨찾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펼치는 자원봉사 캠페인에 자신의 장기 또는 전신을 사후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내놓겠다고 약속해온 시민이 5명이나 나타나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회사원 姜美鏡씨(34.여.삼양사그룹 삼남석유화학 관리부 직원),의류판매상 金哮雄씨(50.서울시 상일동),공무원 尹甲燮씨(49.서울시청 상공과),담배인삼공사 직원 宋重求씨(41.대전시 대덕구 평촌동),식당업을 하는 李복희씨 (45.여.
서울 도봉구 번1동)등.
이들은 그러나 한결같이 자신들의 약속이나 이름.얼굴이 알려지기를 원치 않았다.
『죽으면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에요.2~3년전부터 장기를 기증하려는 생각을 갖게 됐는데 사이비 중개조직이 있다고해 혹시 상업성에 이용당할까봐 막상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믿을만한 신문사에서 캠페인을 펴는 것을 알 고 기증을 결심했지요.』 미혼 여사원 姜씨는 청소년 상담과 장기기증 두가지 분야에 자원봉사를 신청했다.그는『친구들과 동생에게도 자원봉사를 권하는「홀로 캠페인」을 펴고 있다』고 했다.
金哮雄씨의 옷가게에는 21일 오후2시 한 통의 우편물이 날아들었다. 中央日報가 金씨의 자원봉사 신청을 받아 연결해 준 단체인「사랑의 장기기증본부」에서 보낸 것이었다.
봉투속에는 어떤 장기를 기증할 수 있는지 설명을 곁들인 장기기증등록서와 시신기증에 관한 모든 집행을 장기기증본부에 위임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이 들어 있었다.
『최근 심장병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조카가 심장을 기증받아목숨을 건져 인정이 메마르지 않은 이웃에 고마움을 느꼈지요.』金씨는『그러던 차에 中央日報의 캠페인을 보고「바로 이런 것이 언론이 할 일이다」는 생각이 들어 접수 첫날 신청했다』며『만약해부용으로 시신을 기증한 뒤에도 가족이 원하면 1~2년뒤 화장해서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집사람도 안심하고 있다』고했다. 공무원 尹씨는『부랑인들의 정착촌인 음성 꽃동네의 많은 사람들이 기증서를 내고 살고 있는등 장기기증운동이 최근 수년간펼쳐지고 있는 점을 알고 평소 언젠가 기증하리라 생각해오다 이번에 기회를 잡았다』고 밝혔다.
담배인삼공사 宋씨는『육체에 대한 미련이 없기 때문에 10년전부터 생각해 온 일』이라며『만약 돌발사고로 죽더라도 내 몸의 일부가 고통받고 돈 없는 사람들에게 주어져 이 세상을 산다면 대단히 기쁜 일』이라고 했다.식당업을 하는 李씨는 『어렵게 살아왔는데 이제 자리를 잡았으니 우리 사회를 위해 무언가 뜻있는일을 하고 싶어 장기기증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金泳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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