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신도시 아파트단지 벼락판매상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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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의 압구정동.신도시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주변에서 저질 생선.가전제품등을 차량에 싣고 다니며 주부를 대상으로 사기판매하는 일명「벼락판매상」들이 판을 치고있다.
우선 길이나 시간을 묻는 방법으로 접근한뒤 시간에 쫓기는듯한표정과 함께『싱싱한 횟감을 싸게 드릴께요』『외제 물건을 절반값에 사세요』『마지막 하나 남았습니다』등의 말을 건네거나 인근 시장.백화점.호텔등을 가리키며 그곳에서 경매 또 는 납품하고 남은 물건이라고 유혹한다.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기위해 혼자서 운전도 하고 해안 본토말까지 써가며 판매,시민들이 십중팔구 속아 넘어 간다.
이들의 차량엔 부산수산.남해어물.충무해산물.속초어장.제주어시장등 그럴듯한 상호가 적혀있고 옷차림 역시 어시장에 서 입는 작업복에다 명찰까지 부착한 것이 특징.
그러나 이들이 갖고 다니는 해산물들은 이미 죽어 냉동보관시켜온 저질생선 아니면 수개월~수년씩된 중국산들이 대부분이고 값 또한 시중보다 4~5배이상 비싼 실정.20일 오후 퇴근길 수원공설운동장앞에서 돔.광어등 횟감 여섯상자를 20 만원에 주고 구입한 朴容萬씨(34.회사원.경기도화성군반월면)는『집에 도착해상자를 열어보니 밑바닥엔 보지도 못한 잡어들이 많았다』며『수산시장에서 값을 확인한 결과 4만~5만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특히 가전제품이나 골프용품.카메라등 일상용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중엔 군복에다 명찰,심지어 소속부대 마크와 신분증까지 부착해 군인이 PX에서 빼 낸 물건인 것처럼 속여 벼락판매하는 수법을쓰고 있다.
분당신도시 시범단지 한양아파트에 사는 安慶燦씨(35.회사원)는『이달 초 아파트앞 도로변에서 군복차림을 한 사람들로부터 35만원을 주고 구입한 일제 캐넌카메라가 잦은 고장을 일으켜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한 결과 가짜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鄭燦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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