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초대석>결혼준비 한창 神弓 김수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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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오는 9월23일 결혼을 앞둔「영원한 양궁여왕」金水寧(24)의요즘 심경은 어떨까.
지난 90년을 전후해 세계양궁을 떡주무르듯 했던 김수녕.그래서 붙은 닉네임이 神弓이다.
신궁 김수녕은 지난2월 고려대 사범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후 지금은 청주 집에서 쉬고 있다.매일 집 근처 청주실내수영장에 나가 수영하는게 일의 전부다.그리고 1주일에 한두번씩은 서울에살고 있는 예비신랑 李奇榮씨(26)를 만나러 가 는게 청주를 벗어나는 유일한 이유다.
『따로 결혼을 준비할게 있나요.음식 만들줄 알고 시부모 잘 모시고,남편 잘 섬기면 그만이지.』 음식.바느질 솜씨는 선수시절부터 국제대회나 전지훈련을 다니면서 익혀 웬만한 것은 다 해낸다고 은근히 자랑한다.탕수육에서부터 된장찌게에 이르기까지 먹어본 음식은 거의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선수시절부터 射臺에만 서면 마음이 가라앉고 침착해진다는 김수녕.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보다 훨씬 중요한 결혼을 앞두고도 의외로 차분하다.
이런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신랑은 같은과 2년 선배인 이기영씨.둘은 李씨가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92년9월 김수녕이 3학년 2학기에 접어들 무렵 강의실에서 처음 만났다.
『처음엔 잘 생긴 선배 한분이 우리과에 있구나 하는 정도로만생각했지요.』김수녕의 李씨에 대한 외모예찬은 입에 침이 마른다.『워낙 잘생겼잖아요.키도 그정도면 보통 이상(1m74.5㎝)이고,운동은 못하는게 없을 정도로 만능이고,얼굴은 T V에 나오는 웬만한 탤런트보다 백배나 잘생겼잖아요.』 『외모뿐 아니라생각도 꾸밈없이 올바르고 이해심도 넓고….』더 이상 무슨 조건이 필요하느냐는 투다.
김수녕은 양궁외에 지금 3개월째 배우고 있는 수영이 즐길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다.반면 李씨는 애버리지 2백20의 볼링실력에 탁월한 스키실력,유아스포츠단에서 어린이수영을 지도하는 강사등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런 李씨는 김수녕의 어디가 좋았을까.『운동선수 출신이지만 여성스럽고 참하고 순수하고 무엇보다 예쁘지 않습니까』라며 되묻는다. 그녀는 선수시절 몸무게가 꽤나 많이 나갔었다.60㎏에 육박한 적도 있었다.그러나 수영으로 몸을 단련하고 있는 지금은50㎏을 살짝 넘을 정도.1m64㎝의 키니까 몸매는 날씬한 편이다. 분위기도 대표선수에 처음 발탁됐던 87년(청주여고1년)의「촌닭」(?)같던 모습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세련돼 있다.
불만이라면 둘 사이의 호칭문제.『수녕이가 사람들 앞에서는 오빠라고 부르는데 둘이 있으면 한 번도 지칭해 불러준적이 없어요.
』 『누가 어디서 프로포즈를 했느냐』는 물음에 김수녕은『과선후배들과 어울려 다니다보니「당연히」결혼한다는 생각을 나눠가진것 같다』며 웃었다.그러던 지난 봄 李씨가 청주에 와 사위후보로 정식 인사를 했고 김수녕도 시부모로부터「합격판정」을 받았다.
결혼식은 경기도 용인의 한 농장에서 대학스승인 朴榮敏교수의 주례로 치를 예정.둘은 동남아로 신혼여행을 다녀온뒤 반포동 李씨 집에 신접살림을 차리고 1~2년후 분가할 계획.
李씨는 건축업을 하다 은퇴한 부모의 2남1녀중 막내다.자녀는둘만 낳기로 약속했다고 한다.김수녕은 매월1백만원의 체육연금을받고 있다.
〈申東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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