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본 사회당 총리의 訪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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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日本총리가 23일 서울에 와 金泳三대통령과 만남으로써 1년도 못되는 사이에 두나라는 세차례의 頂上회담을 갖게 됐다.짧은 기간중 이렇게 정상외교가 잦아진 것은 그만큼 두나라 사이에 의논하고 협조할 일이 많 기도 하고,관계증진이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또 최근 급박한 양상을 보여온 한반도 정세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金日成사망 이후 北韓 核문제나 南北韓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힘든 시기에 두나라 정상이 對北정책을 논의하고 調律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시의적절한 일이다.일본으로서는 북한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더 많은 정보와 우리정부의 정책방향을 정확하게 파악할 시급성이 있었을 것이다.또 일본이 南北韓관계에서 갖고 있는 영향력과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비록짧은 일정의 實務的인 정상회담이지만 우리의 견해를 전달할 충분한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북한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물론 일본의 對北 관계개선협상과 輕水爐 지원과 관련된 韓-美-日의 협조체제다.일본은 對北 修交협상에서 북한核과 연계해 核투명성의 규명정도에 따라 진행한다는 원칙을 앞으로도 계속 고수해 나가야 할 것이다.물론 북한核과 관련된 韓-美-日 3국의 共助체제도 여러차례 확인돼 온 일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욱 굳어지기를 기대한다.
輕水爐지원 문제는 북한과의 수교전에는 일본으로선 비용 분담에 주저하겠지만 일본이 기여해야 할 국 제적인 위상이나 東北亞 안정확보에기여할 책임,한반도에 대한 역사적인 因果관계등으로 미루어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무라야마총리가 사회당출신이라 해서 歷代 일본총리와 굳이 다른 차원에서 區分하거나 평가할 생각이 없다.우리에게는 중요한 이웃나라의 정부대표로서 그의 韓國방문이 미래지향적인 두나라 관계에 공헌할 수 있기만 바랄 뿐이다.그런 뜻 에서 韓日관계나 북한문제와 관련해 기존의 일본정부정책을 계속하겠다는 약속에서 더 나아가 韓日 두나라 관계가 더욱 돈독하게 발전하도록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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