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총장들 박홍총장발언 지지 배경-학생운동 궤도이탈 공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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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대등 20개대학 총장들이 23일 조찬모임을 갖고 최근의 朴弘서강대총장 발언에 대해 지지의 뜻을 밝힌 것은 그동안 문제가 돼왔던 학생운동의 궤도이탈을 바로잡기 위한 공동대응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모임을 통해 그동안 잦은 학내사태 와중에서 강경학생들의구호에 가려있던 대학교육 책임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총장들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8일 전북 무주에서 개최한 하계 세미나에 모처럼 자리를 함께 한 총장들은국제경쟁시대에서 우리 대학의 경쟁력이 낙후돼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대책을 모색했었다.특히 최근 학생운동의 좌경화 경향과폭력성에 대한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돼 학생들의 통일.사상 교육을 재정립하기 위해 대교협내에 공동으로 이를 전담할 평화통일위원회를 설립키로 했다.
이처럼 대학내 분위기 일신을 위한 총장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있는 상황에서 朴총장의 발언은 사회 곳곳에서 파문을 일으켰고,보수-진보 논쟁으로까지 치닫게 되자 이같은 자리를 마련하고 의견을 집약하게 된 것이다.
다소 늦게 모임에 참석한 朴총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일에 학계.언론계에서 동조해준데 감사한다』고 짤막한 소감을 밝혔을뿐 줄곧 별다른 발언을 하지않았던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에 참석한 한 총장은 『대학총장을 1주일만 해보면 朴총장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최근 학원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밝히는등 참석자 대부분이 朴총장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당초 이 모임은 중 앙대 金玟河총장이 처음 제안해 수도권 12개 대학을 중심으로 총장끼리 전화통화로『朴총장 발언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자』며 연락하는과정에서 타대학들도 참석의사를 밝혀와 참석자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대교협측은 1백30개 회원대학중 22일중으로 연락이 가능한 23개 대학만 우선 비공식 간담회를 갖게 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를 계기로 다른 대학까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임에서는 모임의 성격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당초 예정한 1시간을 훨씬 넘긴 2시간15분동안의 토론끝에 완전합의를 원칙으로 성명서를 작성했는데 成大등 3개대 총장들은 불참했다. 모임에서 대학총장들은▲앞으로 학생들의 학사일정을 강화키로 의견을 모으고 이를 위한 학칙개정등을 논의할 대교협 이사회를 조만간 개최▲좌경폭력 학생운동에 의해 피해를 본 학원을 공동으로 구조토록 하는등의 내용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대학분위기 일신을 위한 대학간 공동노력이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洪炳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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