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건강>24.변비와 치질-육식위주 식생활 발병률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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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서 항문까지가 인간의 소화기관이다.따라서 변비.치질같이 항문주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이른바 下部위장관질환도 속이 쓰리고 소화가 안되는 위장장애와 똑같은 소화기관 질병이다.그러나 여성에게선 이들 질환들이 부끄러운 병으로 잘못 인 식돼 치료시기를 놓쳐 증세가 심하게 악화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다.변비.치질환자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문명이 발달할수록 위장이나 식도등 上部위장관보다는 대장이나 항문등 하부위장관에 탈이 날 가 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이는 운동부족과 육식위주로의 식생활 변화 때문이며 이미 선진국에선 암의 유형조차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장암이 위암보다 훨씬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는 것.일종의 문명병인 변비와 치질이 왜 현대여성에게 문제시되고 있는지 그 원인과 대책을 알아본다.
변비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론 잘못된 배변습관을 꼽을 수 있다. 서울大의대 宋仁誠교수(내과)는 한마디로 「불필요하게 오래 참는 것」이 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심리적으로 남성보다 섬세하고 민감한 여성의 경우 화장실이 조금만 지저분해도 억지로 참게되며 심지어 아는 사람앞에서 화장실에 가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여성도 많다는 것.
따라서 변비로 고생하는 여성들은 배변에 관한 한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지나치게 엄격한 배변훈련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로 바람직하지 않다.참는 것도 중요하지만 간혹 실수가 있더라도 「배변이란 자연적이고도 편안한 것」임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변비환자들은 아침에 20분정도는 화장실에서 보낼 각오를 해야한다.이때도 신문이나 책을 읽기보단 배에 힘을 줘 배변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잘못된 식습관의 개선도 중요하다.
육류보다는 채소나 과일이 변비에 좋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는 대변의 내용물을 이루는 섬유소가 채소나 과일에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도 주의사항이 있다.섬유소가 변비에 좋다고 한꺼번에 많이 먹게 되면 위장에 탈이 날 우려가 있다.특히 파인애플과 같이 거친 섬유소가 많이 든 과일은 주의해야 한다.
섬유소의 질도 중요하다.씹을 때 입안에서 찌꺼기가 많이 남는섬유소일수록 대변량을 증가시켜 변비예방에 도움이 될 것 같지만이는 잘못된 상식이다.찌꺼기보다는 씹을수록 입안에 물이 괴 부풀어 오르는 이른바 흡수성 섬유소가 더 좋다는 것이다.
따라서 찌꺼기위주의 섬유소가 많은 김치.콩나물.고사리보다는 대장안에서 물을 많이 흡수해 변을 굳지않게 만드는 당근.양상추.오이.차전자잎등이 훨씬 변비예방에 좋은 고급섬유소라는 것이 宋교수의 설명이다.
변비에 관해 주의해야할 점은 숙변에 대한 공포심과 변비약의 남용에 있다.대장안에 일정량의 대변찌꺼기가 남아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생리적인 현상이며 이를 변비약이나 관장등으로 억지로 씻어내는 것은 자칫 영양흡수장애와 전해질 장애 를 일으키거나 오히려 장에 변이 차면 변의를 느끼는 배변반사를 없애 장기적으론 변비를 악화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여성에게서 치질이 문제시되는 것은 임신이란 특수상황때문이다.
임신중엔 태아로 인해 복압이 올라가며 이는 심장으로 올라가는 정맥혈관을 눌러 치질을 악화시킨다.치질이란 살갗이 튀어나오는 혹이라기보다는 항문주위 정맥혈관이 약해져 불거져 나오는 질환이기 때문이다.항문과 심장의 높이가 같은 네발짐승에서 치질이 없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치질수술 자체가 태아에게 해롭진 않으므로 임신중 치질이라도 증상이 심할땐 수술받는 것이 바람직하며중년이후 여성에게서 흔히 보는 치질 엔 직장암 유무를 반드시 확인토록 해야한다.치질로 인해 생명을 잃는 일은 절대 없으므로일단 안심해도 좋다는 것.
집에서 할 수 있는 보존요법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 변비나 설사가 생기지 않도록 하며 술.담배를 피하고 배변후 미지근한 물로 좌욕하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서울대의대 朴在甲교수(일반외과)는 항문안쪽에 보이지 않게 생긴 내치질은 고무링으로 묶어 떼어내는 고무결찰술,바깥에 생긴 외치질은 수술칼로 도려내는 외과적 절제술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치질수술과 같이 간단한 시술의 경우 번잡한 대학 병원보다 솜씨좋은 일반외과 개원의를 찾는 것이 더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있다고 말했다.
〈洪慧杰기자.醫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