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턴우즈체제 발족 50년 달러.엔.마르크貨 삼각체제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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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제통화체제가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노르망디해안에 연합군이 상륙하기 몇주전 美國뉴저지의 산악휴양지인 브레턴우즈의 유명한 호텔에서 합의된 낡은 세계질서가 50년이 지난 후에 美國 주도에서 美國.日本.유럽의 3極체제라는 새로운 현 실로 자리를잡고 있다.변혁의 역사적 배경과 현실적 의미를 살펴본다.
[編輯者註]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와 프레스텐 세계은행(IBRD)총재는 지난 19일 「브레턴우즈체제」 발족 50년을 기념하는 특별성명을 발표,기존 국제금융질서에 대대적인 메스를 가하겠다고 공식선언했다.
이는 자유무역을 주도했던 관세와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체제가 내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체제로 발족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브레턴우즈체제는 실물부문을 담당한 GATT체제와 함께 앞뒤 수레바퀴로 戰後 50여년간 세계경제를 이끌어왔으나 정치.경제환경의 변화와 함께 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하게된 것이다.
브레턴우즈체제란 한마디로 금.달러본위제를 축으로한 固定환율제였다.IMF와 IBRD는 이를 기초로 국제금융질서가 안정될 수있도록 뒷받침하는 기구였다.
그 이면에는 세계경제의 패권이 英國에서 美國으로 넘어간다는 상징성을 담고 있었다.
2차대전말의 상황으로는 어쩔수 없이 미국이라는 신흥 패권국에모든 것을 맡길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당시 브레턴우즈회의를 주도했던 英國의 케인스와 美재무장관이었던 헨리 모겐소와의 타협의산물이었다.
지금 새로운 국제통화제도를 모색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최강대국 미국이 60년대 베트남戰의 후유증으로 경제력이 급속히 쇠약해진 반면 패전국 독일과 일본의 경제력은 급부상해 미국 단독으로 국제통화질서를 이끌고갈 힘을 상실한 탓이다.
브레턴우즈체제는 지난 71년에 금과 달러의 兌換이 금지(닉슨선언)되고 곧 이어 환율을 시장의 움직임에 맡기는 변동환율제로이행되면서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이 시기는 케인스주의가 후퇴하고 프리드먼중심의 통화주의 혹은 시장우월주의가 대두된 시대였다. 그러나 경제현실은 시장중심 환율체제를 신봉한 학자들을 배반하고 말았다.
경제의 서비스化가 가속화하고 금융규제완화의 진전으로 핫머니가변동환율제의 단점을 파고들며 취약한 달러貨를 공략함에 따라 80년대 중반이후 외환시장은 심각한 동요양상을 노출시켰다.
브레턴우즈 50주년 회의에 상정된 볼커위원회의 신축적 변동환율제는 기본적으로 獨마르크.日엔.美달러貨 3개통화를 중심통화로삼고 일정한 환율변동폭을 유지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도 상당한 논란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
93년에 유럽통화제도(EMS)가 換투기의 집중포화를 맞고 실질적으로 붕괴된 사례가 시사하는 것처럼 선진 각국이 금융.재정정책에서 밀도있는 협조를 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自國이기주의」로 삐걱거리고 있는 선진국간 협조체제가앞으로 크게 나아지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鄭學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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