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술관들 재정난에 허덕-유능한 館長 공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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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국 주요 13개 미술관이 현재 비어있는 관장자리를 메울 인물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여기엔 뉴욕현대미술관.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보스턴회화미술관등 명성에 비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술관들이 여럿포함돼 있다.
이들 미술관들이 고심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미국에서 미술관같은 비영리 문화단체에 재정적 도움을 주는 스폰서들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전문미술인 출신이면서 경영에도 탁월한 역량을 갖고 있는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지는 미국미술관들의 관장찾기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사람을 찾습니다.매력적이고 박식한 경영인으로 외교관과 같은 외교술,은행투자가 같은 금융기술,50년대 미국인 아내들과 같은 사교술을 갖춘 사람을 환영함.
이같은 조건을 갖춘 사람들 가운데 박사와 같은 학문적 배경을갖고 있으나 이 학식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의 능력을 재정과 간부인사에 쏟을 수 있으며 적은 봉급에도 매일 장시간을 일하고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처럼 의도적인 실수를 범해서라도 매일 신문에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할수 있는 사람이면 더 환영함. 』 다른 사회단체들과는 달리 미술관들은 미술전문가들이 관장으로 앉아 경영까지 책임지고 있다.따라서 외부 기부금이 많을 때는 호시절을 누렸으나 그것이 현격히 줄어드는 추세하에선 적자재정을 극복해 낼수 있는 경영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경영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관장에 앉힐 수 없는 미술관의 특성때문에 적임관장 찾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미국 미술관장들은 전문지식을 통한 미술관 운영보다는외부에서 운영자금을 얼마나 많이 끌어올 수 있느냐 하는 역량이더 중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한 미술비평가는 『최근의 미국미술관장들은황금으로 만든 깡통을 들고 구걸다니는 최상류급 거지들』이라고 빈정대고 있다.
관장찾기가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관장 연봉이 일류 미국기업 책임자보다 훨씬 떨어져 역량있는 인력을 끌어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몇몇 미술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관장 연봉이 대기업의 4류관리직 수준인 15만~20만달러에 불과하다.
따라서 미국내 군소미술관에는 요즘 관장으로 봉급을 적게 받고도 열심히 일하는 여성들의 진출이 부쩍 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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