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제조일자 대신 사용기한 표시 추진에 소비자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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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가공식품의 표시사항중 가장 중요한 제조일자표시가 빠르면 내년부터 「사용기한」이나 「품질유지기한」등으로 바뀐다 해서 일본의소비자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일본 후생성은 최근 산하 식품위생조사회의 보고에 따라 가공식품의 제조일자표 시를 바꾸기로추진하고 있는것.일본 농수산물의 규격화및 품질표시 적정화에 관한 법(JAS법)에도 제조일자와 常味기한(식품이 그 본래의 맛을 유지하는 기간)표시가 의무화돼 있다.식품위생연구회에 따르면현행 제조일자표시 대신 도시락과 같이 상하기 쉬운 품목은「사용기한」표시를,훈제품이나 통조림등 비교적 잘 상하지 않는 품목은「품질유지기한」을 표기토록 한다는 것이다.
사용기한은 그 기한이 지나면 먹거나 마시는 것을 피하는 것이좋고 품질유지기한은 그때까지는 품질을 보증할수 있다는 기한날짜표시를 하는데 이 표시는 제조사측에 맡긴다는 내용이다.
일본 후생성은 제조일자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는 현행 식품위생법을 올 가을에 이처럼 개정해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후생성이 식품의 표시일자를 바꾸게 된 배경은 제조.유통기술의 진보로 가공식품을 오래 보관할 수 있어 제조일자 표시는의미가 없다는 것이다.게다가 제조일자 표시가 소비자의 과도한 신선도 지향을 유발해 제조.유통업체에 심야조업이 나 반품등의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는 주장이다.또 국제적인 식품규격에도 기한표시법이 사용되고 있어 외국으로부터 규제완화 압력이 가중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새로운 표기법에 대해 제조사측에서는 물론 대찬성이지만소비자측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주부연맹의 와다마사에(和田正江)씨는『기한표시는 당연하지만 제조일자를 없앤다는 것은 있을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동일한 햄 제품이라도 제조사의 포장기술이나 안전성 확보의 기술에 따라 常味기한이 20~40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주부연맹의 이러한 주장에 전국 6백52개 회원사를 가진 가공식품 제조사들의 모임인 일본生協연맹은 자신들이 제조하는 가공식품에 대해서는 모두 종래대로 제조일자를 부착키로 결의해 주목을끌고있다.
〈李起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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