來韓 핀란드국방장관 엘리자베스렌 유니세프 총재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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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모두들 제가「세계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이란 점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만 이번엔 유니세프(UNICEF:국제연합아동기금)핀란드위원회회장으로서 한국에 왔습니다.』 엘리자베스 렌 핀란드 국방부 및 평등부 겸임장관(59).그녀는 핀란드 인민당 4選의원,93년 핀란드 대통령선거에서 차점(46%)으로 탈락한 입후보자등의 화려한 정치경력은 올해중 모두 마무리 짓고 새해부터는유니세프 총재로서 지구촌 어린이들을 위해 뭔가 하고 싶다는 꿈을 안고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왔다.
95년부터 새로 임기가 시작되는 次期 유니세프총재직에 출마한그는 미국.영국.벨기에 출신 후보들과 겨룰 올해말 선거를 앞두고 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를 거쳐 서울을 찾은 것.
『유니세프사무국의 실무총책임자가 된다면 기금공여국과 수혜국들이 모두 유니세프의 사업내용을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투명한 정책을 펼 생각입니다.사무국보다는 상임이사국들의 역할을 강조하는등 제 강점으로 꼽히는 민주적 의사결정 등의 특성 도 최대한 살리겠습니다.』 긴급구조에 치우친 유니세프사업 또한 어린이와 여성들의 위생.보건.교육 등 미래를 위한 투자로 대폭 전환시키겠다는 포부다.
『국방장관으로 일하면서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와 여성이란 사실을 거듭 실감했습니다.어떻게 싸워 이기느냐보다 갈등을 해소시키고 평화를 심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더욱 생각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지요.』 근로자의 절반이상이 여성인 핀란드의 경우 국회의원도 전체 2백명중 77명,장관도 17명중 6명이 여성이라고 전한다.
좋은 보육시설,부모중 누구든 이용할 수 있는 최소 1년의 양육휴가 등이 여성들의 이같은 사회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헬싱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4남매를 기르는 동안은 남편의 회사에서 시간제로 일하다 72년 시의원으로 정치세계에 입문한 렌 장관이 유니세프 핀란드위원회 이사로 유니세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2년.
『그간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니세프총재로서「세계 어린이들의 좋은 할머니」역할을 하고 싶지만 낙선되면 작은딸의 소원대로 10명의 손자.손녀들을 돌보는「보통할머니」가 될 계획』이라며 활짝 웃는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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