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 중앙분리대 발전용 풍차를-미국인 위더氏 특허따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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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고속도로의 중앙분리대에 發電用 풍차를 설치하자」.
늦은밤 美國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와 로열 오크 사이 75번 도로를 달리던 미국인 위더는 타고가던 차의 전조등이 갑자기 꺼져 도로옆에 급히 차를 세웠다.차에서 내리던 위더는 마침 쏜살같이 옆을 지나친 차가 일으킨 바람때문에 깜짝 놀 라 제자리에주저앉고 말았다.
먼지바람을 뒤로 하고 멀리 사라져가는 차를 향해 욕을 해대던위더의 머리 속에 문득 반짝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저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 수 없을까.』미국 발명특허 5,272,378번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미국의 과학잡지 『옴니』최신호에 따르면 위더가 얻은 특허의 골자는 고속도로의 중앙분리대에 3대의 풍차와 1대의 발전기를 한 세트로 하는 발전설비를 일렬로 세워놓자는 것.위더는『중앙분리대에 풍차를 세우면 거기서 생긴 전기로 가로등을 밝히든가 공공시설에 이용할 수 있을뿐 아니라 안전면에서도 콘크리트 분리대에 비해 손색이 없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위더가 미시간주립대 기술자들과 함께 미시간주 사우스필드 근교의 고속도로에서 실제로 풍속을 측정해본 결과 하루 18시간동안 풍력발전이 가능한 시속 16~20㎞의 바람이 안정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됐다.
풍속측정 결과에 고무된 위더는 미시간주 공학기술분야 책임자인머천드 래소드의 도움을 받아 풍속측정을 위해 올해말까지 더많은풍속계를 고속도로에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주정부에 건의했다.이번에는 풍속측정과 함께 어떤 형태의 풍차가 고속도로변 발전에 적합한가도 시험할 계획.그러나 난점도 있다.가장 큰어려움은 차량통행이 너무 많아도 안되고 그렇다고 너무 적어도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때문에 시간에 따른 차량통행량을 면밀하게 조사해 시속 15㎞이상 바람 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구간을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미시간주 정부는 물론 이웃 인디애나주나 뉴욕시도 위더의특허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중앙분리대와 대형 풍차를 만들어온 캘리포니아의「모던 앨로이」社는 고속도로 풍차의 제작 계약을 하기 위해 벌써부터 발 빠르게 위더와접촉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나 볼 수있던 풍차가 미국의 고속도로변에 등장할 날이 멀지않은 것같다.
〈鄭耕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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