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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司正바람 마니 폴리테 좌초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이탈리아 사법부의 부정부패 司正바람,이른바「마니 풀리테」(깨끗한 손)가 좌초위기에 몰리고 있다.
政-經유착의 검은 고리를 파헤치며 40여년동안 독주해온 집권기민당을 정권에서 끌어내렸던 마니 풀리테는 강력한 수사수단이 돼온 예비구 금에 대폭 제한을 가하는 정부의 법령이 발표되면서벽에 부닥쳤다.
마니 풀리테로 국민적 영웅이 된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치안판사등 전담반이 지난 15일 이 법령에 항의하며 일제히 사직서를제출한데 이어 17일에는 로베르토 마로니 내무장관도 사퇴하겠다고 경고,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실비오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에맞서 聯政에 참여하고 있는 마로니 장관에게 발언을 취소하든가 사임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출범 3개월을 맞은 이탈리아 聯政 또한 위기에 처하게 됐다.
베를루스코니 정부는 시민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마니 풀리테가 계속될 경우 현정권도 타격받을 것이라는 정치적 계산이 더 짙어 강한 비판론에 부닥치고 있다.
실제로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聯政을 구성하고 있는 북부동맹의 움베르토 보시 총재가 불법정치자금모금 혐의로 수사를 받고있으며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친동생도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새 법령은 지금까지 판사가 증거인멸 또는 도주의 우려가 있는용의자에 대해 임의로 3개월간 수감할 수 있었던 관행을 마피아.유괴.살인.테러.마약밀매등 중대한 범죄에 한정해 버렸다.
예비구금은 용의자를 무조건 투옥시켜 심리적 압박을 통해 자백을 얻어내는 편법으로 그동안 수감상태에서 20여명이 자살하는등악용된 사례도 없지않았으나 마니 풀리테가 갖는 대의명분때문에 傳家의 寶刀로 이용돼 왔다.
따라서 현재 마니 풀리테의 핵심범죄가 되고있는 부정과 횡령에대한 언급이 없어 당장 3천여명의 용의자를 석방해야 하며 마니풀리테도 사실상 도중하차할 어려움에 처해 있다.피에트로 판사는성명서를 내고『불법과 부정에 대항해 싸워왔다 고 확신하며 새로운 법령은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을 막고있다』며『양심과 법사이에서 고뇌하지 않는 보직을 원한다』며 정부의 법령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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