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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리포트] 하나투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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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달 초 코스닥 시장의 상장기업 수가 1000개를 돌파했다. 문을 연 지 11년3개월여 만이다. 살아남은 기업 가운데 상장 이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동일철강. 범LG가로 분류되는 구본호 범한판토스 대주주가 투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급등한 덕분이다.

  둘째로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이 하나투어다. 증자를 감안한 수정주가로 환산하면 하나투어는 2000년 11월 상장 이후 5일까지 3375% 상승했다. 당시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지금쯤 3475만원으로 불어난 셈이다. 하나투어는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수혜를 보는 여행·레저 업종의 대표주자다. 올 들어선 코스닥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코스닥 시총 8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8월 10일엔 주가가 1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1일 발표한 9월 실적은 명성에 걸맞지 않았다. 9월 한 달간 영업수익(순매출액) 138억원, 영업이익 5억원으로 3분기 영업수익 606억원, 영업이익 136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실적 악화의 일차적 원인을 외국 항공사의 하드블록 좌석을 무리하게 확보한 탓으로 꼽았다. 하드블록은 여행사가 항공사의 좌석을 미리 한꺼번에 대량 구입하는 것이다. 손님을 확보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고스란히 원가로 반영돼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원인에 대해선 의견 일치를 보였던 증권사들은 그러나 향후 전망에 대해선 대립각을 세웠다. 실적 부진이 심상치 않다는 쪽과 그럼에도 여행업의 성장성은 여전하다는 쪽이다. 동부증권은 전자다. 심원선 연구원은 “같은 환경과 조건에서 다른 경쟁사는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하나투어의 수익추정치 및 목표주가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9월 실적은 추석 특수를 감안할 때 부진했고 최근까지의 10월 예약자 수도 15% 증가한 수준에 그쳐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2007년과 2008년 주당 순이익을 각각 6.9%, 6.3%씩 하향 조정했다.

  믿음이 여전히 공고한 곳도 있다. 현대증권은 “펀더멘털은 여전하다”는 말로 우려를 일축했다. 한익희 연구원은 “4분기부터는 영업이 정상화돼 20% 이상의 영업 수익 증가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1만원을 유지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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