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여성의 과거와 현재-이대.숙대.북경대 中서 심포지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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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鄧小平정권의 개방정책 이후 경제체제를 비롯,이념적으로도 몸살을 앓으며 변화.발전하고 있는 중국사회는 여성들의 삶에도 많은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지난8~9일 梨花여대 한국여성연구소(소장 李培鎔)와 淑明여대아세아여성문제연구소(소장 韓貞信)가 北京大에서 이 대학 中外 婦女 硏究中心(주임 汪가류)과 공동주최한 제2차 동북아 여성학술대회는 급변하고 있는 현대 중국 여성의 생활을 엿볼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韓中여성의 과거와 현재」.儒敎문화권에 있는 두나라가 공통으로 안고있는 家父長制 이데올로기가 이념과 체제가 다른 두나라 여성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비교.분석함으로써 그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보기 위한 것이다 .
특히 한국측에서 참가한 30여명의 여성학자들은 시장 경제체제의 도입이후 변화된 중국 여성들의 삶의 양태에 큰 관심을 보였다. 「禮敎의 발전과 중국여성의 내조및 자녀교육과의 관계」를 발표한 北京大 鄭必俊교수(역사학)는 『자본주의적인 본격적 경쟁체제의 도입은 여성에게 일종의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벌써부터 노동시장에서의 여성근로자 도태비율이 높게 나타나 고 있는현실을 비판.
다시말해 종래의 사회주의적 이념에 따라 육아의 사회화의 일환으로 직장탁아소 설립등 육아비용을 감당했던 기업들이 여성의 고용을 기피하고 있으며 육아의 책임은 1차적으로 여성에게 있다는,이른바 「모성 이데올로기」로 복귀하고 있다는 것 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鄭교수를 비롯,魏國英.李志生(北京大 부녀연구중심 연구원)씨등 中國의 발표자들은 한결같이 취업여성과 가정주부라는 2중 노동역할을 잘 담당하는 슈퍼우먼을 이상형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대해 梨花女大 趙順慶교수(여성학)를 비롯한 한국교수들은 『여성들의 활동범위를 가정안으로 국한시키고 가정의 일은 1차적으로 여성이 담당해야 한다는 유교의 家父長制 논리를 현대에 맞게 변형시킨데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中國 농촌여성들의 경우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도입으로 오히려 직업선택의 기회가 많아지는 반대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농촌기업이 발달한 지역에서는 기혼여성들 대부분이 취업하고 있으며그렇지 못한 지역의 여성들은 폐농을 하고 도시로 몰려들고 있다고 鄭교수는 설명.이들은 주로 미혼여성으로 직장을 구하지 못할경우 賣春女로도 나서고 있다고 중국의 한 사회학자는 귀띔했다.
89~92년 중국의 전체 離農인구는 1억명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이중 여성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렸던 제1차 대회와 달리 이번 대회는 중국의 여성학자뿐 아니라 趙韋 인민정치 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위원,康감 中華 부녀연합회 서기처 서기등 여성정치인,여성단체 관계자,남성교수들이 대거 참가해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줬다.
李培鎔 한국 여성연구소장은 『내년에는 일본의 여자대학과도 연계를 맺어 동북아 여성문제를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며 장차 북한 여성학자들과도 교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숙명여대 金鍾義교수(경영학)를 비롯,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4명의 교수가 주제발표를 맡았다.
[北京=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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