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총련 강경선회 화염병병 도질듯/조직핵심들 거의 붙잡혀 위기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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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당국­학생운동권 충돌격화 우려
경찰의 서총련 간부 집단연행과 이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파출소화염병 기습시위가 이어지는등 공안당국과 학생운동권간의 충돌격화가 예상되고 있다.
서총련측은 핵심간부들이 대부분 검거됨으로써 활동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됨에 따라 14일 오후4시 한양대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향후 투쟁방향등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파출소를 습격한 것은 과거 흔히 있었던 일이었으나 이번처럼 시내 전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조직적인 기습시위가 벌어진 것은 서총련 지도부가 경찰에 거의 검거돼 향후 운동방향에 위기의식을 느낀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경찰에 검거된 서총련 간부는 의장 이종욱(24·한양대4)·김종백(24·서총련 조통위원장·서울시립대국사4)·조흥련(서총련 정책위의장)·조두현(서총련 사무총장)군등 핵심간부와 박선후(서총련 남부지부 조통위원장·단국대총학생회장) ·최종민(서총련 동부지구의장·건국대 총학생회장)군등 대부분의 서총련 지구의장들을 포함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 중앙대 안성캠퍼스에서 열린 회의가 학생운동의 전반기 활동성과를 중간결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등 공안당국은 학생들이 김일성사후의 향후 활동방향에 대해서 논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특히 공안당국이 주목한 것은 한총련이 13일 성명을 통해 북한에 조문사절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함으로써 이날 회의에서 조문단 구성및 조문절차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서총련간부들을 연행한 것이 한총련 제2기출범식의 이적성 여부와 관련,사전영장이 발부된 이군등을 검거키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지도부를 대거 검거하는 기대이상의 수확(?)을 올림으로써 조문단 파견등 김일성사후의 학생 운동에 일단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새로운 지도부를 결성,보다 강경한 투쟁을 선포할 것으로 보여 주사파들의 정신적 지주인 김일성사망이라는 변수에 직면에 혼란을 겪고 있는 학생운동권과 공안당국의 마찰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이훈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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