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특집>김정일과 북한음악-교시통해 각종 새 장르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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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북한의 최고 예술이론가임을 자처하는 김정일은 북한의 전통음악.대중음악.개량음악등 전 분야에 걸쳐 이른바「교시」를 내리면서북한음악을 톡특한 방식으로 전개시키고 있다.90년 통일음악제에참가한 황병기.노동은 교수 등에 따르면 감수성 이 예민한 편인김정일은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져 각종 새음악 장르를 개발해내고 있다.70년대「피바다식」가극이 북한 문예의 주류로 떠오른 후 김정일의 직접적인 관여하에▲국악기를 12음계로 개량한 연주▲탁음에 대 한 철저한 배제▲협동농장.학교등의 음악소조 활동▲민요와 혁명 가곡을 결합한 새로운 가요 개발 등이 북한 음악의 특징이 되어왔다.
특히 서양식의 클래식 관현악단들까지 포함,모든 음악은 대중에게 강한 호소력을 지녀야 한다는 인민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일성도 극찬한 김정일의 음악적 감각에 대해『1백여명의 관현악단에서 바이올린 주자 1명이 반음 틀리게 연주하는 것도 지적할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미자의『동백아가씨』를 특히 애창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은자주 밤새도록 남한과 일본의 유행가를 틀어대며 디스코를 즐기는것으로 유명하다.남한과 미국제국주의 음악을 배격한다면서도 외국인사들이 참가하는 모임등에는 미국의 팝송이 수시로 흘러나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80년대 중반부터 북한에도 디스코가 유입되자 북한 당국은 89년 디스코를 사회질서를 문란케하는 것이라며 금지시켰다.그러나북한의 최고 연주가들로 구성된 보천보경음악단은 해외공연에서 록음악과 민요적 요소를 적당히 결합시킨 작품들을 연주하고 있다.
북한의 최근 창작품들은 선전선동을 위한 목적가요를 제외하면 대개 구전민요에 기초해 민요적 특성을 살리면서 새롭게 창작한 작품들이다.
80년대 북한 가요의 최대 히트곡인『휘파람』은 젊은이들의 연모의 감정을 표현한 가사와 멜로디로 30년대 신파조의 노래를 경쾌하고 빠른 리듬으로 바꾼 형태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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