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3년 연속 30홈런의 비결은 몸쪽 공 비밀특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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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30홈런의 비밀은 몸쪽 공 특별 훈련!'

일본 진출 4년만에 요미우리의 40번째 센트럴리그 우승을 이끈 팀 주포 이승엽(31)이 지난 몇 주간 특별 비밀훈련을 해온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승엽의 훈련은 팀 내 코칭스태프에게도 비밀로 한채 특별히 타격 코치에게 부탁, 소리소문 없이 조용히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비밀 훈련으로 이승엽 타구의 질은 확연히 높아졌고 결국 3년 연속 30홈런의 성과를 올렸다.

이승엽의 지인에 따르면 그의 비밀 훈련은 9월 초부터 진행됐다. 이승엽은 요미우리 이적 첫 해인 지난 해 41홈런을 터트려 성공시대를 열었으나 왼손 타자의 전통적인 약점인 몸쪽 높은 공, 그리고 이어지는 바깥쪽 유인구는 어쩔 수 없는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올시즌엔 왼손 엄지 부상으로 인해 타석에서 제 스윙을 하지 못한 터라 그의 홈런 페이스는 이렇다할 진전이 없었던게 사실.

그러나 9월7일 한신전서 한경기 3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이승엽의 홈런 방향은 정확히 가운데와 오른쪽으로 서서히 방향을 바뀌기 시작했다. 26일 주니치와의 홈경기 천금 같은 동점 홈런(29호)은 몸쪽 직구 였고, 2일 야쿠르트전 30홈런 또한 몸쪽 공이었다. 이승엽의 약점으로 내심 생각하고 몸쪽 공략을 감행했던 상대 마운드는 거꾸로 이승엽과 요미우리에 리그 우승을 안겨준 한 방씩을 헌납한 셈이었다.

이승엽은 하라 감독에게 따로 일정을 알리지 않은 채 개인 비밀 훈련을 해왔는데 부상 우려와 막판 오버페이스를 우려한 사령탑의 저지가 있지 않을까 내심 걱정한 때문으로 보여진다. 또 이런 저런 내용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역으로 여러 주문이 들어올 수 있어 입단속을 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실 시즌 막바지 육체적, 정신적으로 페이스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서 '번외'의 타격 훈련은 무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었기 때문.

이승엽의 비밀 훈련 성과를 전한 지인은 "(이)승엽이가 한번 감을 잡으면 일정기간 몰아치고, 타구 방향이 제대로 힘이 실린 오른쪽 코스가 나오는데 25호 이후 홈런 퍼레이드는 바로 그런 내용이었다. 그간 손가락 부상을 안고 타석에 들어서면서도 장타를 어떻게 해서라도 만들어 내기 위해 밀어치기에 전전긍긍 했던 이승엽이 이제 시즌 막판 특유의 당겨치기를 선보이며 좋을때 타격 자세와 모습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지인은 또 "이승엽의 타격을 지켜보니 왼쪽 무릎에 여유가 느껴진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된 하체 스탠스를 통해 몸쪽 공 공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즌 종료, 그리고 리그 우승으로 그치는게 아니라 이러한 타격 페이스가 클라이막스 시리즈와 일본시리즈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시즌 막판 부상을 안고서도 '도박'처럼 감행한 비밀 타격 훈련의 성과를 내기 시작한 이승엽이 요미우리 이적 2년만에 팀의 염원인 일본시리즈 우승을 일궈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성원 기자 rough1975@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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