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실은 咸北 승합車 두만강건너 북한으로-金사망후 동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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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꽉 막혔던 국경선에 가느다란 숨통이 트였다.
金日成 사망 3일째인 11일 오후3시45분쯤 함북 46-928이란 번호판을 단 9인승 봉고차 한대가 도문교를 넘어와 생필품을 가득 담은 상자를 실은채 다시 북한땅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이 관찰됐다.지난 8일 金日成의 갑작스런 사망이후 북한은 중국의 국경지역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며 조문객들의 입국을 일절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차에서 내린 40대가량 돼보이는 두 남녀는 각각 가슴과머리에 흰 리본을 꽂고 있었으며 남자는 팔에 검은 완장을 차고있었다. 이를 바라본 연변거주 한인들은 그나마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러나 왕래는 거의없는 편이라 평소 트럭들,버스들,짐검사 받는 사람들로 부산하던 출입국 관리소 도문海關은 한산하기만하다. 朴文一 연변대총장등 대학관계자들은 金日成 사망소식을 모른채 9일 延吉市를 떠나 북한으로 향했으나 국경부근에서 입국이허용되지 않아 되돌아 왔다고 밝혔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역인 연변 조선족자치주 圖們市의 경우 중국쪽 도문교와 북한쪽 남양교를 사이에 두고 평소 물물교환 방식의 상업거래가 활발했다.그러나 金日成 사망이 공식 발표된 이후 출입이 통제되며 오가는 발길이 뚝 끊겼다고 국경 부근 주민들은 말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국인과 연변대 외사처장으로만 알려진 연변거주 한국인의 말에 따르면 중국정부가 약 15일쯤전부터 압록강과두만강 국경지역에 비상 경계령을 내렸고 연변지역내 남한인의 숫자와 소재를 파악하는 일등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김일성 사망후 식량폭동등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북한인들이 도문쪽으로 몰려올 것이고,그럴 경우 그곳거주 한국인이 일차적으로 피격대상이 될것이라는 예상때문일 것 같다고말했다.그래서 연변 체류중인 학국인들이 서둘러 귀국했다는 것이다. 또 이곳 연변지역에 최근 나돈 소문으로는 올해들어 金正日의 건강이 나빠 上海에 와서 수차례 치료를 받고 돌아갔다고 한다. 한편 12~13일 연길시연변대학에서 분단이래 처음으로 남북한 여성학자를 비롯,연변대 조선족 여성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개최키로 했던「전통문화의 계승과 변형속의 여성」주제의 학술토론회는 북한측이 11일 불참을 통고해옴에 따라 남한 과 연변대 조선족 여성학자들만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게 됐다.
[圖們(中國)=文敬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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