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시신 어떻게 보존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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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영원히 썩지않고 유리관속에 누워 사후에도 어버이수령으로 군림할 金日成의 시신을 가능케 한 것은 임바밍(Embalming)이라 불리는 최첨단 방부처리기술.흔히 공기를 뺀 진공유리관을 만들어 시신을 보존하면 썩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 기 쉬우나 이는 두가지 점에서 난센스다.우선 진공상태에선 평소 대기압(1기압)의 1백만분의 1정도로까지 압력이 떨어지므로 시신의 내장이나 안구등이 압력차를 못이겨 튀어나오게 된다.
이때 해결사 노릇을 하는 것이 아르곤가스.아르곤가스는 공기보다 무거우면서 화학적으로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는 불활성 기체이므로 이를 김일성이 누운 유리관에 넣어주면 산소가 포함된 공기는 자연히 빠져나가고 아르곤가스로만 차게된다.
산소가 없으므로 일반세균은 모두 죽게되며 시신의 피부를 거칠게 만드는 각종 산화작용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때도 시신은 부패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왜냐하면시신을 썩게하는 부패세균은 산소가 없어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아르곤가스주입과 함께 화학약품에 의한 방부제처리가필수적이다.이때 사용되는 방부제는 단백질을 고 정시켜 부패세균을 죽이고 시신조직을 흐느적거리지 않고 굳게 만드는 포르말린이다. 요즘같은 무더위속에선 하루만 지나도 얼굴색이 변할 정도로쉽게 부패하므로 TV에 비친 시신상태로 보아 김일성사후 곧바로김일성의 시신에서 혈액을 빼내고 동맥속에 포르말린을 주입했을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아르곤가스와 포르말린만으로도 시신은 썩지않으며 나름대로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된다.
그러나 마치 잠자고있는 듯한 생전 모습 그대로의 재현엔 고도의 색소처리기술이 필요하다.레닌의 시신을 처리했던 구소련의 기술자팀이 서방세계에 자신들의 노하우를 팔겠다고 광고한 것처럼 색소처리기술이 어떤 과정을 거치는 지는 베일에 싸 여 있는 상태다. 〈洪慧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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