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장 치른뒤 영구보존할듯/미리 예측해본 김일성 장례절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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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업적보고대회」 시작으로 추도식 진행/“부검한건 특수처리 위한것” 일부 주장
금수산의사당(주석궁)에 안치된 김일성의 장례식(북한측은 「영결식 추도대회」라고 부른다)은 다른 사회주의 국가 지도자들처럼 10일장이라는 비교적 긴 장례기간을 거쳐 17일 치러진다.
2백73명의 고위층으로 구성된 국가장의위원회는 11일부터 16일까지 조문객을 맞는다.
이미 타계한 다른 사회주의 국가 지도자들의 전례와 「넘쳐흐를」 추모인파를 고려할때 장례식은 각종 군중집회에 이용되는 김일성광장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가장 높다.
17일의 추도대회는 빈소인 금수산의사당에서 김주석 시신을 영구차에 싣고 김일성광장에 옮겨 추도식을 갖고 영구안장을 위해 금수산의사당으로 다시 돌아가는 순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당국은 이미 외국의 조의대표단을 받지 않기로 했으므로 추도식은 평양주재 외국대사관 인사들과 장례위원장인 김정일등 유족·추모인파가 참석한 가운데 「김일성 업적보고대회」를 시작으로 진행된다.
업적보고는 오진우등 빨치산 출신 혁명1세대가 맡게될 가능성이 높으며 평양시내와 주요 도시에선 이때 조포를 쏘고 3분동안 묵도를 올리게 돼 있다.
그러나 안장(안장)방법은 「영구보존」과 「매장」을 둘러싸고 아직까지 전망이 엇갈리는 상태다.
레닌이나 마오쩌둥(모택동)등 다른 사회주의국가 지도자들처럼 김일성 역시 「영구보존」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유해 부패방지를 위한 특수처리를 거쳐 일반에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측 고위당국자도『북한은 김일성 사후를 대비해 이미 영구보존을 위한 특수유리관을 일본에 주문했다』며 『김일성이 북한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비추어 모택동의 경우와 같이 시신을 보존한뒤 대규모 순례단을 계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북한당국이 『김주석 사인은 사망 다음날인 9일 진행한 부검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힌 것은 일반적으로 부검을 하지 않는 관행에 어긋나는 것으로 사인 규명보다는 특수처리를 위해 부검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그럴듯해 보인다.
추도식이 끝난뒤엔 영구안장을 위해 김일성광장에서 금수산의사당에 이르는 8㎞ 구간에서 장엄한 가두행진이 벌어질 전망이다.〈최상연기자〉
◎시신안치된 금수산의사당/지하 2백m에 전용지하철 2천여명 수용 연회장 갖춰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의사당은 평양 중심가에서 동북쪽으로 8㎞쯤 떨어진 모란봉(금수산)기슭에 있다.
이름으로는 의사당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건물로 알기 쉽지만 김의 관저로 북한에선 「주석궁」으로 통한다.
73년 착공돼 77년 4월15일 김의 65회 생일기념으로 준공된 이 건물은 김정일이 아버지에게 헌납하기 위해 건축을 직접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1백5만평 대지에 건평 1만평의 본관건물이 들어선 이곳은 경내가「위수구역」으로 일반인 접근이 금지돼 있고 유사시에 대비,지하 2백m 깊이에 평양 지하철과 연결된 전용지하철을 갖추고 있다.
유럽식 궁전풍의 4∼5층 복합석조건물은 내부가 모두 대리석으로 치장됐고 2천여명이 동시에 들어갈 연회장,연극공연 무대를 갖추고 있다.
금강산 대형 벽화가 걸려있는 2층 접견실은 김이 방문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무대로 유명하다.
중국의 저우언라이(주은내),유고의 티토등 북한을 방문하는 국빈들을 이곳에서 영접,회담을 계속했고 90년 고위급회담때 강영훈총리등 남측 대표단도 김을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25일로 예정됐던 남북정상회담도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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