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보이는 전력예비율 절전 동참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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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금 혹시 혼자 집안에서 에어컨을 세게 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올 여름 전력사정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8일 오후순간 최대 전력사용량이 올들어 열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최대 전력수요는 한전이 잡아놓은 올여름 최 대 전력수요 전망치(2천5백25만4천㎾)에 5만3천㎾ 차이로 근접했으며 예비율은 다시 6%대로 떨어졌다.
상공자원부와 한전은 올초 최대 전력사용량을 2천2백46만3천㎾정도로,예비율은 12.5%정도로「낙관적인」전망을 했었다.그러나 때이른 무더위로 최대전력사용량이 예상보다 빨리 최고치를 경신하자 지난달 22일 전망치를 2백79만1천㎾(1 2.4%)만큼 슬그머니 올렸다.
상공자원부와 한전은 그래도『올 여름은 별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항간에서 우려하는 전력공급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것과 같은 비상조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따라서 節電「홍보」는 하되 예전과 같은 강제조치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예비율이 5%대 아래로 떨어졌던 92년 여름 관공서와대형 건물의 에어컨 사용을 억제하는 절전 캠페인을 벌였었다.
李宗勳 韓電사장은『8월초 최대 전력 사용철에 맞춰 정기보수와점검에 들어간 발전소가 많아 예비율이 낮아진 것이며 8월10일을 전후한 최대 전력수요 때 2천7백98만㎾의 전력공급이 가능해 그다지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金泰坤 상공자원부 제3차관보도『고온다습한 날씨로 7월초에 예년의 8월 피크타임과 같은 수준으로 냉방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며 정기보수중인 1백20만㎾ 용량의 발전소들이 8월초 완전가동되면 공급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별도 의 절전캠페인등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상공자원부는 절전캠페인 대신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체중 원하는 곳에 피크타임때 일시적인 전력공급 중단을 미리 알려줘 대비케 하고 전력요금을 깎아주는 전력수급조정 요금제도를 탄력적으로적용하면 1백36만㎾의 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여름철의 이상저온 때문에 예년과 달리 최대 전력 사용량 기록이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공장등에서의 전력사용이 늘어난 12월에 나타났다.
상공자원부와 한전이 지난달 올해 최대 전력수요 예상치를 급히수정하고 나온 것은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속도를 감지하지 못한데다 빠르게 확대보급되고 있는 에어컨,대형화되고 있는 냉장고.
TV등 가전수요를 읽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을 받 고 있다.발전소의 정기 보수.점검도 타성에 젖어 안이하게 일정을 짰다는 지적도 있다.업계에 따르면 8일 현재 예년같았으면 목표량의 절반정도였던 에어컨 판매가 이미 90%선에 이르렀다.전문가들은 전력사정이 올해는 별 문제없이 넘길 수 있다고 보지만 발전소 증설이 점차 줄어드는 96년 이후가 더 문제라고 걱정하고 있다.
내년은 영광원전 3호기등 2백20만㎾의 시설용량이 늘어나지만 96년에는 1백60만㎾밖에 증가하지 않아 현재와 같은 전력소비추세라면 공급난이 예상 된다는 것이다.따라서 정부는 하반기중 전력요금을 올리고 피크타임때 전력을 많이 쓸 경우 요금을 무겁게 물리는 쪽으로 요금체계를 조정할 방침이다.정부 대응도 중요하지만 각자 집안에서 쓰는 전기량(94년상반기 가구당 월평균 1백46㎾ 사용에 요금 1만2천원)을 생각하며 낭비하는 데는 없는지 들여다 보아야 한다.
〈梁在燦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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