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망/남북정상회담 무산/평양방송 “어제 새벽 심근경색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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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정일이 권력 승계/17일 장례식
김일성주석이 사망했다.강토와 민족의 분단책임자로서 49년간 북한을 독재해온 그는 민족비극의 유산을 남긴채 역사속의 인물로 사라져갔다.
북한의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9일 정오 특별방송을 통해 『위대한 수령 김일성주석이 8일 새벽2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북한방송들은 『김주석이 심장동맥경화에 의한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을 뿐 더이상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김주석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어 단순한 자연사인지,타살등 사고사인지 의혹이 당분간 풀리지 않을 것같다.
지난 45년 이후 49년간 북한의 정치·경제·군사등 전분야를 장악하고 1인 장기 집권체제를 유지해온 김주석이 사망함에 따라 북한내부의 상황은 물론 남북관계에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관계기사 2,3,4,5,6,7,22,23면〉
김주석은 1912년 4월15일 태생으로 82세.김주석은 최근들어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설이 나돌았다.
김주석은 지난 6월에는 지미 카터 전미국대통령과 두차례 회담을 갖는등 모두 17차례에 걸쳐 외부행사에 참석하는 왕성한 활동을 벌였으나 이달 들어서는 지난 1일 북한주재 요르단대사를 접견한 이후 일체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주석이 사망함에 따라 오는 25일로 예정된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되게 됐으며 남북관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이날 평양방송은 김일성주석 후계문제와 관련,김정일이 승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평양방송은 『오늘 우리혁명의 진두에는 주체혁명 위업의 위대한 계승자이며 우리당과 인민의 탁월한 영도자이시며 우리혁명 무력의 최고사령관이신 김정일동지께서서 계신다』고 밝혔다. 김정일은 지난해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장직에 추대돼 당·정·군 3대 권력중 군권을 장악했다.
북한의 남녀 아나운서들은 이날 방송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김주석 사망에 따른 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북한 중앙방송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김주석의 추도대회를 17일 평양에서 치르기로 했으며 9일부터 장례일까지를 애도기간으로 정해 북한 전역에서 추도행사를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외국의 조문대표단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방송은 『위대한 김일성주석의 서거에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면서 『유해는 금수산의사당에 안치돼 있다』고 보도하고 장송곡을 계속 방송하고 있다.〈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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