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직선 폐지 촉구/총·학장협의체서 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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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인기영합·분파 등 부작용 심각/곧 제도개선안 마련/교육부
【무주=김석현기자】 대학총장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전국 1백57개 대학 총·학장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회장 김종운서울대총장)총회에서 본격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관계기사 22면〉
대교협이 개최한 94년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및 임시총회(7∼9일·무주리조트)이틀째인 8일 문선재 강원대·박재규 경남대총장은 각각 발제를 통해 현재의 총장직선제에 대한 각종 문제 제기와 함께 폐지를 촉구했다.
88년 이후 전국 대학에서 채택된 총장직선제는 학내분규등의 부작용 때문에 논란이 있었으나 국립대·사립대 총장이 동시에 폐지안을 공식 제기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문총장은 「대학총장의 선임및 교수협의회의 위상문제」라는 발제에서『직선제는 대학을 비생산적 선거 수라장으로 만들어 상아탑이 지녀야할 도덕성 마저 위협하고 있다』며 선거로 인해 교수사회의 분파·반목등 심각한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 했다.
또 자기 대학교수 중에서만 총장을 옹립,폐쇄성을 가속시킬 뿐만 아니라 학식·덕망·지도력을 갖춘 인사들이 오히려 치열한 선거운동을 꺼려 출마하지 않는 풍토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총장도 직선제가 교수사회의 내분등 대학공동체의 분열과 파당화에 따른 집단이기주의를 조장하는 엄청난 폐단과 후유증을 낳고있다고 지적,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선총장이 인기에 영합하려다 보니 대학 최고관리자로서의 소신이나 권위·권한을 발휘하지 못하고 교수·학생·직원들의 눈치를 보는 무력함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총장직선제는 현재 1백57개 4년제 대학중 43개 국·공립대를 포함,83개 대학이 채택하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총장직선제 폐해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내에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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