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카드 활용 미 양보 끌어내/되돌아 본 1­2차 회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북 NPT탈퇴 유보키로/1단계/미 경수로 기술지원용의/2단계/미,북의 국제사회 복귀노력 일관
김일성북한주석의 핵동결 약속과 이에 대한 미국측의 화답으로 3단계회담이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이 유력하다.그러나 1년여에 걸쳤던 쌍방의 줄다리기를 감안하면 쉽사리 낙관만 할수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열린 1단계 및 2단계 북|미 고위급회담을 살펴봄으로써 3단계회담의 향배를 가늠한다.
◇1단계고위급회담=지난해 6월2일부터 열흘간 뉴욕 유엔미국대표부에서 북한 외교부 강석주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6명과 로버트 갈루치 미국무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미국측 대표단 6명이 최초로 공식 대좌,북한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정책문제를 토의했다.
이 회담은 네차례 접촉 끝에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방침을 유보키로 함으로써 극적 타결을 보았다.회담후 ▲핵무기를 포함한 무력 사용 또는 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하고 ▲포괄적 핵안전조치의 공정한 적용 ▲상호 주권인정과 내정 불간섭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은 NPT탈퇴유보 카드 하나로 미국과의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협상의 물꼬를 트는 성과를 얻어낸 반면,미국은 북한을 NPT체제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머물러 핵문제 해결의 첫걸음에 불과하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2단계회담=한달 뒤인 7월14일부터 6일간 제네바의 북한대표부와 미국대표부를 오가며 열렸다.
강부부장과 갈루치차관보가 역시 대표단장을 맡았으며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이 논의됐다.
이회담 역시 난항이었는데 막판에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사찰 협의라는 새 카드를 내놓아 미국측의 경수로 교체 관련 지원용의,2개월내 회담 재개등을 따냈다.
두 차례의 고위급회담 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북한이 핵카드를 최대로 활용,미국의 양보를 최대한 끌어낸 것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것을 미국이 북한의 전략전술에 일방적으로 당한 것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미국은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수용한다는 기본원칙아래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임하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곽한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